‘연인’ 안은진, 남궁민 떠났다…들꽃처럼 성장한 ‘유길채’로 인생캐릭터 경신[MK★TV뷰]
안은진, 주체적인 ‘유길채’로 인생캐릭터 경신
‘연인’ 안은진이 남궁민을 떠난 가운데 14.4%라는 최고 시청률로 파트1을 마무리했다.
9월 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9월 2일 오후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이한준 천수진·극본 황진영) 10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2.2%, 수도권 기준 시청률 11.5%를 나타내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장현이 청나라 심양으로 떠나고 몇 해가 흘렀다. 드디어 조선 땅을 밟을 수 있게 된 이장현은 유길채에게 줄 꽃신을 가득 싣고 한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장현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유길채는 과거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내 구원무(지승현 분)와 혼인을 앞두고 있었다. 사실 당시 유길채를 구해준 것은 이장현이었지만, 이장현은 유길채를 향한 미안함에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유길채가 남연준(이학주 분)도 아닌 다른 사내와 혼인하려 한다는 것에 이장현은 깊은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 유길채는 이장현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도 놀란 마음을 안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장현은 유길채에게 모진 말을 쏟아냈다. 유길채도 몇 번이고 자신을 두고 훌쩍 떠나버린 이장현을 애타게 그리워한 것이 속상하고 가슴 아파 차갑게 돌아섰다.
그런데 유길채가 구원무와 혼인을 결정한 것에도 사정이 있었다. 유길채의 아버지를 구원무가 지켜준 것. 또 이장현이 심양으로 떠날 때 했던 것과 같은 말을 하는 구원무를 보며, 유길채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유길채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량음(김윤우 분)이었다. 량음이 유길채에게 이장현이 죽었으며, 죽기 전 다른 여인을 만났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뒤늦게 유길채가 량음 때문에 오해한 것을 알게 된 이장현은 격분했다. 그리고 다시 유길채를 찾아가 애원했다. 유길채도 가슴속에 품고 있던 이장현에 대한 슬픔, 사랑, 원망의 감정을 쏟아냈다. 이에 이장현은 “낭자가 주는 벌을 받고 낭자 손에 죽겠어”라며 “나와 갑시다”라고 말했다. 순간 두 사람은 격정에 휩싸였다. 그리고 손을 꼭 잡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장현과 유길채는 함께 도망쳤다. 이장현은 유길채에게 “낭자의 종이 될테요”라며 세상 가장 애틋한 청혼을 했다. 그러나 사랑만 생각하기에는 두 사람이 처한 운명이 너무도 가혹했다. 유길채는 이장현과 떠나기 전 잠시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왔다가 구원무와 마주쳤다. 도망치던 유길채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아버지, 동생, 생사고락을 함께한 벗 경은애(이다인 분)와 식구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은 그들을 두고 떠날 수 없음을 깨닫고 말았다.
결국 유길채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장현은 멀리서 유길채를 지켜봤고, 눈물 흘리며 돌아섰다. 유길채는 이장현에게 꽃신과 일부러 차갑게 쓴 서신을 전했다. 둘의 운명이 또 한번 엇갈린 것. 그렇게 이장현은 떠났고, 유길채는 가슴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끼며 멀리서 떠나는 이장현을 바라봤다. 2년 후, 이장현은 심양에서 조선 포로들을 구해줬다. 이 과정에서 청나라 포로사냥꾼 파란 복면(이청아 분)과 마주하며 ‘연인’ 10회가 마무리됐다.
안은진은 ‘연인’에서 여자 주인공 유길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유길채는 병자호란 발발 전 능군리에서 곱게 자란 양가댁 애기씨였다. 뭇 사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귀여운 여인이었다. 그런 유길채가 참혹한 전쟁을 겪고 이장현이라는 사내를 진심으로 연모하게 되면서 들꽃처럼 강인한 여인으로 성장하고 변화했다.
극 초반 안은진은 유길채의 앙큼새촘도도한 매력을 톡톡 튀는 연기로 담아냈다. 사극 속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시대와 남자에 순종적인 것과 달리, 유길채는 사랑 앞에 솔직하고 당찬 캐릭터였다. 안은진의 밝고 싱그러운 미소와 매력이 유길채의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이어 극중 병자호란이 발발하면서 유길채 캐릭터가 급변했다. 유길채는 급박한 상황이 되자 누구보다 빠른 판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냈다. 오랑캐가 올 것을 직감하고 재빨리 피난 경로를 바꾸는가 하면, 만삭의 종을 등에 업고 산길을 내달렸다. 또 한밤중 난생처음 아기를 받고, 친구를 겁탈당할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오랑캐를 죽이기까지 했다.
유길채가 변화하며 안은진의 진가도 빛나기 시작했다. 안은진은 병자호란으로 인해 극적인 변화를 겪는 유길채를 표현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것은 물론 어마어마한 집중력과 연기력을 보여줬다. 안은진의 열연으로 유길채의 변화는 드라마틱하고 섬세하게, 강렬하고도 매력적으로 구현됐다.
안은진을 통해 그동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탄생한 것. 멜로 부분에서도 안은진의 존재감은 눈부셨다. 유길채가 이장현이 죽은 줄 알고 그의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며 오열한 8회 엔딩,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이장현이 돌아오고 그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결심했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며 다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9회와 10회까지. 회를 거듭할수록 깊고도 성숙해지는 그녀의 멜로 연기는 극의 애절함과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나쁜 엄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력과 매력을 보여주며 2023년 가장 주목받는 배우에 등극한 안은진이 ‘연인’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고, 사극 멜로까지 완벽하게 접수했다. ‘연인’을 위해, ‘연인’ 속 주체적인 여자 주인공 유길채를 위해 치열하게 부딪힌 안은진의 노력과 열정이 빛을 발한 것. ‘연인’ 파트2 속 안은진이 더욱 기대가 된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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