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구서 가장 나쁜 분과 붙겠다...`윤핵관` 보면 열 받아서"

총선과 수도권 위기론엔 "자기들도 위기인걸 알면서 아닌 척"
신당 창당 가능성은 "오늘은 안했으면…정작 해야할 때 동력 잃는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일 오후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을 찾아 밝게 웃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만약 대구에 가서 정정당당히 겨뤄보자고 한다면 가장 나쁜 분을 골라서 붙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일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린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과 만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보면 열 받아서 보수 확장보다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언급은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 대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동시에 국민의힘 TK 지역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대구 동구을 출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방송에 나와선 내가 (서울) 노원병에 나가줘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분들이 해달라는 대로 제 진로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노원병에 안 나가겠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구에서 요즘 정치하는 분들 참 말들이 없다. 공천받겠다고 맹종 모드로 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며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은 그런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하나의 목표를 삼고 거기에 대해 노력하면 '윤핵관'들은 그걸 막겠다고 달려드는 분들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갈 생각이다"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과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지낸 사람이 서울 가서 이기지 못하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면서 "자기들(당 지도부)도 (수도권이) 위기인 걸 알고도 아닌 척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항명'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대령(해병대 전 수사단장) 사례를 언급하며 "국방위 의원들이 전부 박 대령을 조리돌림 하려고 나갔는데 보수는 이것만 봐도 선거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은 신당 얘기를 안 했으면 한다"며 "정작 나중에 신당 창당을 해야 할 수 있는 상황에 동력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축제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대구 정치인들은 젊은 사람들이 공천 안 해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고 안 찍어도 당선된다는 것"이라며 "그 확신을 깨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선 "젊은 사람들과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천을 줄 수 있는 나이 든 당원들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연령 조정)나 관변단체에 나가는 돈을 줄인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