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던지면 팔꿈치 다친다? 포크볼 던져서 에이스 모드…LG는 어떻게 설득했나

신원철 기자 2023. 9. 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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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정용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불펜투수에서 팀의 로테이션을 이끄는 선발투수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포크볼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중에 보직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정용에게 입대를 미루게 한 뒤 내가 생각한 첫 번째 목표가 결정구 추가였다. 직구 슬라이더 두 구종인데 제구가 안 되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겨울부터 포크볼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캠프에서도 준비는 했는데, 포크볼을 던지면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중간부터 안 던졌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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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정용 ⓒ 곽혜미 기자
▲ 이정용.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이정용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불펜투수에서 팀의 로테이션을 이끄는 선발투수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포크볼이 있다. 포크볼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직구-슬라이더 투피치로 승부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최근 4경기에서 3승 무패 퀄리티스타트 3번에 평균자책점은 0.78이다. 6.27이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4.02로 떨어졌다.

이정용은 올스타브레이크를 보내면서 포크볼과 커브를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사실 포크볼 도전이 처음은 아니었다. 프로 입단 전에도 던졌던 구종인데, LG 입단 후에는 좀처럼 실전에서 쓰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2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정용에게 포크볼을 권유한, 그리고 설득한 배경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이정용은 포크볼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좀처럼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중에 보직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정용에게 입대를 미루게 한 뒤 내가 생각한 첫 번째 목표가 결정구 추가였다. 직구 슬라이더 두 구종인데 제구가 안 되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겨울부터 포크볼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캠프에서도 준비는 했는데, 포크볼을 던지면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중간부터 안 던졌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포크볼보다는 슬라이더가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팔꿈치 부상은 특정 구종의 영향보다 메커니즘 문제다. 투구 수로 치면 한미일 가운데 일본 투수들이 가장 많이 던질텐데, 팔꿈치 수술은 미국 투수들이 가장 많이 한다. 일본 투수들이 포크볼을 많이 던지는데 이것만 봐도 구종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이정용 ⓒ곽혜미 기자

이정용을 설득하는 것이 다음 문제였다. 염경엽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서 포크볼과 커브를 던지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선발을 제안했다. 다시 불펜으로 돌아오더라도 포크볼과 커브를 던질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선발로 나갈 때는 직구 슬라이더만 던졌다. 그러다 포크볼을 던지고, 효과를 보면서 다른 투수가 됐다. 요즘 팔꿈치 아프다는 말 안 하지 않나. 생각이 바뀌면서 야구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마음을 바꾼 이정용과 함께 설득을 도운 김경태 김광삼 코치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본인도 선발로 던져 보니 두 구종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을 거다. 본인이 생각 바꾼 것을 먼저 칭찬하고 싶고, 곁에서 노력해준 코치들에게도 고맙다. 그 결정이 이정용 본인과 팀 모두가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 "군대를 미루게 했는데, 이렇게 시간만 보내면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이정용에게 올해가 의미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새 구종을 권유했다. 결국 입대를 1년 미룬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용의 변신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2일 키움전. 이 경기에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6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맞고 4사구도 실점도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염경엽 감독이 이정용의 선발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경기는 그 다음 등판 KIA전이었다. 이정용은 5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KIA가 타격 페이스가 올라온 시점이었다. 그 경기를 이겨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나는 그 경기가 하나의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최원태가 오면서 (이지강과 이정용 가운데) 한 명을 선발에서 빼야 하는 시점이었는데 그 경기를 통해 이정용을 남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으로 LG는 6이닝을 가볍게 막아내는 선발 하나를 구하게 됐다.

▲ 이정용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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