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 치맥쏘고, 학교만들고 “별걸 다하네”…2030 구애하는 여의도
요즘 제3정당들은 ‘스윙보트 청년층’에 러브콜
금태섭 ‘새로운선택’ 격주 금요일 청년과 치맥
양향자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로 청년리더 양성
정의당 청년 중심 ‘세번째권력’, 제3지대 모색
지난달 25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실에 금태섭 전 의원과 청년 20여명이 모여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한국 정치’에 대한 난상 토론을 벌였다. 금태섭 전 의원의 신당 ‘새로운선택’이 오는 19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앞두고 당의 의제를 청년들과 브레인스토밍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2030 세대의 무당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등장한 제3지대 정당들이 이들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색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새로운선택’은 격주로 금요일마다 ‘치맥 정치 토론회’를 개최하며 청년층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은 정치학교를 설립하며 당에서 활동할 청년정치인들을 모집하고 있다.
‘새로운선택’은 ‘치맥 정치 토론회’ 등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일부 청년들을 기용하는 것을 넘어 청년이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토론회에서 “10년 전부터 비례대표나 최고위원 자리를 2030층에게 주면서 경쟁을 통해 1등한 사람에게만 당선권 번호를 줬다. 하지만 저는 이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청년들이 공천 구조 등을 설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젠더 정책 등 2030세대가 관심있는 의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강력한 견해가 있다”면서도 “저희 세대와 또 다른 문제로 고민하고 어려움이 있어 일단은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특정 문제에 대한 진보, 보수의 견해보다 젊은 분들의 일자리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저녁이 있는 삶’이 가슴에 탁 들어온 정책 슬로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의희망’은 인재영입 위주로 청년정치인을 내세우기보다 당내 ‘정치학교’를 통해 청년정치인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의희망 김진수 대변인은 “기존의 정치인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않고 정치를 하는 와중에도 공부하지 않는 풍토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의희망은 정치학교를 졸업해 기본적인 역량과 소양 인격을 갖춘 분들을 공천하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는 기초입문, 중급, 고급·특별, 고급 워크숍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생이 되면 정책대변인 역할을 부여받아 매주 이슈별 발표를 해야 한다. 또 전공정책분야를 선택해 자신의 정책구상, 정책대안, 법안구상안, 제도개혁청사진 등을 총정리한 정책 및 제도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진보주의 정당 ‘정의당’에서는 장혜영, 류호정 의원 등 청년정치인이 주축이 된 당내 정치모임 ‘새번째 권력’을 중심으로 당의 비전과 운영원리를 새롭게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성주 ‘세번째 권력’ 공동대표는 모임 소개 영상에서 “정의당이 노동조합 중심 정당에서 일하는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문제해결의 정당으로, 폐쇄적인 운동권 정당에서 가장 보통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모임의 노선을 설명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야당이 문제다!’, ‘무당층이 다수당, 이를 어쩐당’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잇따라 열며 ‘제3지대 정의당’로서의 방향을 찾아나가고 있다.
제3정당들의 이 같은 행보는 무당층과 정치 무관심층 포섭을 기조로 둔 제3지대로서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면서도 무당층 성향을 가지고 있는 2030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천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와 30대가 자신을 무당층이라 답한 비율은 각각 17.2%, 19.9%로, 평균치인 14.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이다. 무선(97%)·유선(3%)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2.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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