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관광, 뒤쳐지는 경기도 홍보…서울 예산의 10% 이하 [집중취재]

이정민 기자 2023. 9. 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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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예산의 10% 이하... "증액 통해 지역 경제 살려야"
지난 1월 설연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모습. 경기일보DB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유커 유입 등 관광산업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31개 시·군 곳곳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경기도의 관광 홍보예산은 정작 터무니 없이 적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기도의 예산은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서울시의 10%도 안 되는 수준인 만큼 도가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3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경기도 외부방문자(타 시·도 국내인 및 외국인)는 지난 2018년 약 5억9천125만명, 다음 해 6억6천474만명이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20년 5억5천76만명으로 급감했다. 2021년은 5억5천253만명이었으며 지난해의 경우 6억437만명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외국인 방문자 역시 비슷한 양상(673만명→935만명→182만명→175만명→196만명)을 보였다.

해당 데이터는 이동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지인의 경우 경기도에 상주하지 않은 사람(경기도 월 3회 이하 방문)으로, 외국인은 본인 국가에서 구매한 유심(USIM)을 제거하지 않은 사람으로 추출됐다.

이처럼 방문자는 늘고 있음에도 경기관광공사의 올해 홍보 예산은 전체 공사 예산 532억원 중 37억원으로, 서울관광재단의 홍보 예산 430억원보다 적은 수치를 나타내며 규모와 내용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관광공사의 해당 예산은 경기도의 출연금으로 구성됐다.

일례로 서울시는 관광안내소 형태의 서울관광프라자 운영 등에 모두 153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지난 2000년부터 12년 동안 수원특례시 한 곳에 경기종합관광안내소를 운영하다가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을 이유로 폐지했다. 따라서 총 31개 시·군 중 성남·부천 등 9개 시·군을 제외한 22개 시·군이 57개 관광안내소를 설치했으나 다른 시·군과의 안내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경기도는 수요 조사에 따른 시설개선비(올해 5천700만원)만을 지원하겠다는 기존 정책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는 해외 관광 광고제작 및 송출, 유튜브 등 온라인 홍보 항목에 모두 23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경기도는 14억원만 편성했다. 지난해 경기도보다 많은 297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한 서울시가 공격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월 발간한 ‘데이터를 활용한 분야 및 세대별 트렌드 행태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관광여행 정보 획득 경로 중 인터넷 활용은 지난 2018년 9%였던 반면, 2021년에는 18%로 증가하는 등 온라인 홍보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도가 시대의 흐름을 참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인재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도의 예산은 해외 홍보까지 관할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아직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기 전이기에 관광 예산과 관련해 확답할 수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 회복세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예산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관광 인프라 갖췄지만…관건은 확성기 역할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이미지투데이 제공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 등 관광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관광 인프라를 갖춘 경기도가 증액된 예산으로 방문자 유치에 나서는 등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사드를 배치했던 지난 2017년 3월부터 중국인 한국행 단체 관광을 규제하다가 6년5개월 만인 지난달 10일 이를 허용했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들은 앞다퉈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경기관광공사는 현지 여행사와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의 공식 사무소가 없는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빈약한 홍보 예산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을 만한 여력이 없어 제대로 된 홍보를 못할 우려가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관광 인프라는 갖췄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당일치기(이동통신 데이터 기반 추출)로 경기도를 방문한 외부방문자(타 시·도 거주 국내인 및 외국인)는 약 4억9천만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편리한 교통 인프라가 장점으로 거론된다. 

더욱이 지난 1년 동안 전국 관광지 검색(내비게이션 기준·공항 및 기차역 제외) 순위 1·2위가 스타필드 하남·고양으로 조사된 만큼 ‘쇼핑천국’ 홍콩처럼 쇼핑 도시 도약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게 경기관광공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테마파크 에버랜드를 비롯해 한국민속촌 등 도내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00개의 유료 관광지가 존재한다. 유로 관광지는 곧 내실을 갖춘 관광지를 의미하기에 경기도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도내 전체 신용카드 결재액 142조5천억원 대비 관광소비액은 6.8% 수준(9조7천250억원, 월간 경기경제동향 및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 대조)으로 도내 관광 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원년이었던 지난 2020년 도내 관광소비액은 8조200억원에서 다음 해 8조1천2억원, 지난해 9조730억원으로 반등하고 있다.

이인재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관광 추세는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이 합쳐진 글로컬로 세부 지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한국관광공사가 해외 관광 홍보를 진행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국내 홍보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러한 흐름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오피니언 리더 등 한정적이었던 정보 공급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발달로 다수로 늘어난 만큼 홍보의 다변화 역시 필요하다”며 “국내의 경우 안내 기능을 넘어 여행객의 커뮤니티 형태의 관광안내소 설치를 고민하는 등 정책에 대한 고민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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