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 가전 명가 LG전자의 ‘마지막 퍼즐’ 유럽 빌트인 시장…“수년 내 탑티어 진입”

세계 최대 빌트인 시장 유럽, 밀레 등 현지 기업이 장악
LG전자 “수년간 시행착오 끝에 역량 갖췄다”
유럽 현지 가구 기업들과 전략적 협업 확대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IFA 2023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빌트인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세계 최대의 빌트인(built-in) 가전 시장인 유럽에서 수년 내 ‘탑티어’ 진입을 선언했다. 빌트인 가전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럽은 LG전자, 삼성전자 모두 현지 터줏대감인 밀레, 보쉬에 밀려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세계 1위 가전 기업을 모토로 삼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서는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2일(현지시각)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독일 베를린 IFA 2023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LG전자의 빌트인 가전 사업은 그동안 국내와 북미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유럽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을 무기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50억달러(한화 약 33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세계 빌트인 시장 규모가 600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빌트인 시장 3분의 1 이상을 유럽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빌트인 가전은 일반 가전보다 단가가 높아 프리미엄 시장으로 분류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현욱 LG전자 키친솔루션 사업부장(전무)은 “지금까지 북미와 한국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빌트인 사업의 특성상 현지 가구 업체와의 협업이 중요하며 수년간 사업 토대를 쌓으며 전략적 협업 관계를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유럽 현지의 강자들인 밀레, 보쉬 등과의 경쟁이다. 이 전무는 “유럽 빌트인 시장은 전통의 강자들이 많다. 그런 업체들 틈바구니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 성능을 차별화하고 디자인 측면에서 강점이 있어야 한다”며 “작년 밀라노에서 선보인 빌트인 제품이 상당히 호평을 받았으며 사업 역량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유럽 빌트인 시장을 잡기 위해 수년 전부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진출한 이후 유럽 명품 가구회사인 발쿠치네, 시크, 지메틱, 불탑 등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왔다. 지난 2020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밀라노 쇼룸을 열고 고객 접점을 강화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류재철 사장은 올해 IFA에서 독일의 밀레가 LG전자의 전매특허 상품인 ‘스타일러’와 동일한 의류관리기 신제품을 전시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쟁자가 늘었다기보다는 LG전자의 스타일러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밀레와 같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함께 스타일러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사가 늘었다기보다는 파트너가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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