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햇반까지 싸게 파는 비결

김지우 2023. 9. 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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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발견]SSM·편의점보다 싼 다이소 식품
자체 마진 축소…판촉비 없애 가격 경쟁력↑
그래픽=비즈워치

다이소에서 장 본 적 있나요?

최근 서랍을 사러 다이소에 갔다가 CJ제일제당의 햇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햇반의 가격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보다 저렴해서였죠. 생활용품을 싸게 사러 다녔던 다이소의 반전 매력이었습니다.

자세히 한 번 알아 볼까요. 다이소에선 햇반 210g짜리 4개 묶음상품을 5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선 같은 제품의 낱개 가격이 2100원입니다. 5000원이면 편의점에서 햇반 2개밖에 살 수 없는 거죠.

묶음상품이라 그럴까요? 근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들렀습니다. SSM에서 파는 햇반 210g짜리 3개 묶음상품 가격은 5490원이었습니다. 근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햇반 200g짜리 3개 묶음상품은 5700원이었고요.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햇반 제품들. / 사진 = 김지우 기자

햇반 큰공기(300g) 3개입은 편의점에서 8300원인데, 다이소에선 동일제품이 5000원입니다. 햇반 작은 공기(130g)는 편의점에서 1700원, 다이소에선 작은 공기 3개입에 3000원입니다.

저렴한 건 햇반뿐이 아닙니다. 오뚜기 톡톡김치알밥은 다이소에서 3000원에 파는데, 바로 옆 SSM에선 3990원입니다.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5개입 묶음상품은 다이소에서 3000원, SSM에서는 3580원입니다. 농심 튀김우동큰사발은 다이소에선 1000원, SSM에선 1160원에 판매합니다. CJ제일제당 스팸 낱개 상품도 다이소에서 1500원에, SSM에서는 1+1로 349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다이소에선 식용류와 조미료, 쌈장류 제품도 팔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해찬들 쌈장(170g)은 다이소에서 1000원인데, 동일 제품이 SSM에선 3690원입니다. 해찬들 태양초고추장(200g)은 다이소에서 2000원, SSM에선 3990원입니다.

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리온 닥터유 단백질바는 1000원인데, SSM에서는 1090원, 편의점에선 1200원입니다. 농심 새우깡(90g)과 매운새우깡(90g)도 다이소에서 모두 1000원에 팔지만 편의점에선 각각 1400원, 농심 매운새우깡은 1500원입니다.

비결은 균일가

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다이소에서 파는 식품들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이다", "제조사가 다이소 용으로 저렴한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을 납품한다"는 등의 루머도 있습니다. 다이소의 저렴한 가격이 불러 온 해프닝입니다.

물론 다이소에서 파는 햇반이나 컵밥은 편의점, SSM에서 파는 것과 100% 동일한 제품입니다. 그럼 다이소는 어떻게 편의점보다,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게 햇반을 팔 수 있는 걸까요. 

비결은 '균일가' 제도에 있습니다. 모든 상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에 판매하죠. 일반적인 유통 기업들은 상품원가에 마진을 붙여 판매가를 정하지만, 다이소는 이미 정해진 6가지 균일가로만 상품을 팝니다. 균일가를 고수하다보니 다른 유통채널보다 저렴하게 파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아성다이소 전경/사진=회사 제공

제조사들이 유통채널에 지불하는 판매촉진비를 내지 않는 것도 낮은 가격의 이유입니다. 통상 제조사들은 유통채널에 판매촉진비(판촉비)를 지불하는데요. 다이소에는 판촉비를 내지 않는 대신, 낮은 납품가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설명입니다. 

다이소에서 취급하는 전체 품목 중에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것도 가격을 저렴하게 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SSM의 경우 식품 비중이 크지만 다이소는 식품보다 생활용품이 주력 상품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식품 매출 비중을 보면 대형마트는 65~70%, SSM은 90%가량입니다. 반면 다이소는 약 5%입니다. 식품은 일종의 미끼죠. 다소 손해를 보는 상품이 있더라도 저렴하게 팔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들던 다이소의 1000원 상품에 이렇게 많은 전략과 고민이 녹아 있다는 게 대단하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합니다. 저렴한 생활용품을 파는 곳인 줄로만 알았던 다이소가 다시 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때요. 오늘은 왠지 다이소에서 '장'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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