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내세웠지만 中리스크 악재…제조업 대기업 생산 8년 만에 최장·최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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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7월에는 출하·재고 지표까지 일제히 악화하면서 정부의 경기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드는 모습입니다.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의 대기업 생산은 지난해 9월(-0.3%) 이후 11개월째 줄고 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1월 이후 최장 마이너스 행진입니다.
대기업 생산 감소 폭은 지난 1월 14.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6월 7.7%까지 낮아졌지만 7월 다시 확대됐습니다.
1∼7월 누계 기준 제조업 대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줄었습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7월 제조업 대기업 지표는 생산뿐만 아니라 출하·재고 지수 모두 전달보다 악화하면서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7월 제조업의 대기업 출하는 1년 전보다 5.2% 줄면서 두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4∼5월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한 대기업 재고는 6월 증가율이 5.4%까지 떨어졌지만 7월 7.3%로 다시 악화했습니다.
채용시장에 영향이 큰 대기업의 생산 부진은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으로 영향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기업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전자부품·화학제품 등이 지난해와 비교해 좋지 않다"라며 "지난해 상황이 좋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상기후·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에 더해 중국의 경기침체, 세수 펑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에 뚜렷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14.5%)으로 줄어든 7월 제조업 수출 출하는 중국 내수 부진의 영향이 본격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통계청도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이 출하 급감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소비 지표도 밝지 않습니다.
7월 소매 판매는 비내구재·준내구재뿐만 아니라 기후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내구재까지 모두 줄면서 3년 만에 최대폭(3.2%)으로 감소했습니다.
이상 기후 등 일시적 요인에 누적된 물가상승, 높은 가계부채 연체율 등 구조적 원인까지 겹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최근 고물가로 기록적으로 줄어든 실질소득 지표가 속속 공개되면서 이런 우려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355만8천원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 감소(-1.5%)했습니다.
2분기 가구 실질소득도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3.9%)으로 뒷걸음질 쳤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에도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정부가 제시한 '상저하고' 전망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든 7월 경기 지표는 기상악화, 자동차 판매위축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기조적인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제조업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수출 물량이 회복세에 있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지금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면서 회복하기 시작하는 초입 단계"라며 "3∼4분기로 갈수록 수출 성장 지표가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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