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마지막 길 배웅…"내 직업은 특수청소부"
딱한 사정에 이윤 포기…봉사활동 콘텐츠도
"진심으로 망자 존중·사랑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고립된 상태에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고독사'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회 현상이 됐다. 망자의 마지막을 수습하는 직업도 생겨났다. 자신을 '특수청소부' '유품정리사' 등으로 칭하며 업무 현장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내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3일 유튜브에 따르면 '청소오빠(구독자 2만6900여명)' 채널은 고독사, 극단적 선택 등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자택 등 현장을 정리하는 콘텐츠를 다룬다. 교통사고를 비롯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고인들의 생전 보금자리를 찾기도 한다.
그는 "외롭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분들의 처참하고 참혹한 죽음의 흔적들을 청소하는 일" "참혹한 현장을 깨끗이 정리해서 망자의 존엄한 죽음을 지키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2021년 9월2일 '돈 많이 버는 직업 가르쳐 줘도 못하는 일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라는 영상을 처음 올린 이후 전날까지 30개의 영상을 올렸다.
청소오빠는 당시 첫 영상에서 "나는 직원들에게 '내 가족의 소중한 유품이라고 생각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고 좋은 마음으로 작업하라'고 가르친다"며 "특수청소, 유품정리는 더럽거나 무섭고 혐오스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고 보람 있는, 감사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을 실제로 마주하면 멘탈이 흔들리기 마련"이라며 "작업 도중 망자의 영정사진을 보게 되거나, 심각한 '부패흔'을 보게 된다면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의 참혹한 부패흔과 악취를 제거하는 일을 '특수청소', 망자의 물건을 정리하는 일을 '유품정리'라고 일컬었다.
실제로 그의 영상 속에는 실제 현장에서 작업하는 장면이 담긴다. 유족의 동의 하에 너저분한 방 안, 시신에서 흘러나온 체액과 혈흔, 곳곳을 기어다니는 구더기 등 당시 상황을 대부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청소오빠는 시청하기 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고 거듭 전하고 있다.
수일에 걸쳐 널브러진 유품을 정리하고 세균과 악취 등을 제거하기 위한 살균 작업, 기존 타일을 철거하고 새로 바닥을 까는 샌딩 작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고인이 살아생전 자식에게 작성한 편지, 메모 등이 발견되는 장면이 담기기도 한다.
그는 한 영상에서 "고독사 현장에서 빈곤층이 대부분 많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 최소한의 인건비만 받고 이윤을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울러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을 향해선 "지금 현실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힘이 든다면 그래서 정말 죽을 결심을 했다면 내가 부탁 하나만 하자. 나랑 만나서 마지막으로 이야기 나누자"고 제안했다.
심각한 가정폭력 끝에 정신질환을 앓게 된 한 남성의 자택을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모습도 콘텐츠에 담겼으며, 최근 영상에서는 "이렇게 의미있는 특수청소 콘텐츠도 좋지만 어려우신 분들을 돕는 영상을 많이 제작하고 싶다. 제가 상황이 좀 안정되는 대로 바로 실천하겠다"는 뜻을 거듭 전하기도 했다.
그가 구독자들로부터 많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받는 이유들 중 하나다. '마지막 인연' '존엄한 죽음' 등 진정으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모습뿐만 아니라, 두 자녀를 슬하에 둔 가장으로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부업도 벌이는 상황에서 선한 마음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콘텐츠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아무리 돈 많이 줘도 이 직업의 대한 정신력과 책임감, 사명감이 없으면 절대 못할 일인 것 같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존경스럽다. 마음까지 따뜻한 분이신 것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현대사회에 정말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청소오빠는 앞선 영상에서 "면접을 볼 때 '이 일을 왜 하려고 하시냐'고 물으면 대답은 항상 같았다, ''돈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요'"라며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가 정말 듣고 싶은 대답은 아직 한 번도 듣지 못 했다 그 말은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보람을 느낄 것 같아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배우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하루 만에 그만두는 이유는 고된 노동과 악취, 주위 시선, 현장을 경험하고 난 뒤 트라우마와 같은 이유도 있을 테지만 정말 중요한 건 안타깝고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망자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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