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가 끌고, 非중국 수출이 밀고…화장품株 최고 100% 뛰었다

김근희 기자 2023. 9. 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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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 우려 발목 잡았지만…비중국 수출·중일관계 반사 이익 기대
주요 화장품주 1개월 수익률/그래픽=이지헤 디자인기자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귀환에 반짝 상승했다 하락했던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발목이 잡혔으나 동남아시아, 일본 등 비(非)중국 국가 수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이런 우려가 누그러졌다. 또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중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증시에서 한국화장품은 1만1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개월 전 종가 대비 100.18%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코리아나는 82.67% 상승했다. 코스맥스(상승률 47.95%), 한국화장품제조(38.79%), 잇츠한불(34.29%), 토니모리(32.65%) 등은 30% 이상 뛰었고, 아모레퍼시픽(18.28%), LG생활건강(13.20%), 한국콜마(10.86%) 등은 10% 이상 올랐다.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 상승을 이끈 가장 큰 원인은 유커의 귀환이다. 지난달 10일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단기 급등했다.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는 발표 이후 이틀 만에 10~30% 상승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돌아올 경우 면세점 화장품 구매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단체 관광 코스에 면세점 방문은 필수로 포함된 만큼 국내 면세점에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단체 관광객의 경우 중장년 여성이 많아 면세점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를 발표하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된다면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회사의 실적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중국 경기 지표가 발표된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각각 9.60%와 7.29% 떨어졌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체들의 비중국 국가 수출 비중이 증가한 만큼 중국 경기 둔화가 화장품 업체들 실적에 우려만큼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소비는 불안 요소가 있지만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매출 비중은 5년 전 대비 상당히 줄었다"며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지난해와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은 평균 50%를 상회하지만, 중국 매출 비중은 25% 이하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누계 한국 전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했다. 중국과 홍콩 지역 수출액은 18% 감소했으나 태국, 베트남, 미국 등은 각각 36%, 42%, 26% 증가해 중국 감소분을 상쇄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동남아, 일본 수출 비중이 확대 중인 만큼 화장품 업종 전반의 실적 전망은 밝다"며 "특히 한국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은 거를 타선이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주춤했던 화장품 주가는 8월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중일 관계가 악화한 것 역시 화장품 주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일본 역시 중국의 단체 관광 대상 국가에 포함됐지만, 중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또 중국 내에서는 일본 화장품을 비롯해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이 확산 중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화장품 주 투자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면세는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회복되고, 수출의 경우 비중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며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은 호재를 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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