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뭐길래…바이든 영접 거부한 플로리다 주지사

김태훈 2023. 9. 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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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허리케인 '이달리아'로 큰 수해를 입은 플로리다주(州)를 방문했으나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피해 복구에 방해만 될 뿐"이라며 대통령 영접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날 디샌티스 주지사는 대변인을 통해 "대통령 일행의 이동 그리고 피해 상황 브리핑 등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보안 절차가 요구된다"며 "그런 행사를 준비하느라 현재 진행 중인 복구 노력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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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허리케인 덮친 플로리다州 방문
디샌티스 주지사 "피해 복구 방해" 반발
"2024년 대선 도전 선언한 디샌티스의
정치적 노림수… 그래도 도의에 어긋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허리케인 ‘이달리아’로 큰 수해를 입은 플로리다주(州)를 방문했으나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피해 복구에 방해만 될 뿐”이라며 대통령 영접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야당인 공화당 소속으로 백악관과 대립각을 세워 온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현장 점검에 나선 대통령을 외면한 행위는 ‘정치 도의상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는 둘 다 2024년 대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이재민들이 임시로 생활하는 플로리다주 라이브오크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대통령 일행과 동행하지 않았다. 라이브오크=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여사는 앞서 예고한 대로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라이브오크로 갔다. 플로리다 남부에 있는 라이브오크는 지난 8월30일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그 부근을 지나며 커다란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플로리다를 대표하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수행하길 거부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날 디샌티스 주지사는 대변인을 통해 “대통령 일행의 이동 그리고 피해 상황 브리핑 등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보안 절차가 요구된다”며 “그런 행사를 준비하느라 현재 진행 중인 복구 노력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보여주기’ 이벤트에 들러리를 설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플로리다 마이애미비치 해변의 아파트 붕괴로 약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현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2022년 허리케인 ‘이안’이 플로리다를 덮쳤을 때에도 역시 현지에서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두 번 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통령을 영접하고 회의 참석 등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폴리티코는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로 나섰다는 점”이라며 “만약 바이든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의 회동이 성사됐다면 주지사의 대선 도전 선언 후 첫 만남이 되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진은 2022년 허리케인 ‘이안’이 플로리다를 강타했을 때 피해 지역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을 디샌티스 주지사가 수행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백악관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무리 소속 정당이 다르고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고는 해도 주지사가 자신의 주를 방문한 연방정부 대통령의 영접조차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플로리다가 지역구인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이재민과 만나 위로하는 현장에 기꺼이 동행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 대상 브리핑에서 “목요일(8월31일)만 해도 드샌티스 주지사가 대통령의 방문에 함께하지 않을 것이란 어떠한 징후도 없었다”며 “이번 방문은 백악관과 플로리다 주정부 간에 서로 합의된 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해 복구는 정치와 무관하다”며 “대통령은 지역사회에 문제가 생기면 그곳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든 아니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든 어디든 달려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방정부 요원들은 플로리다주 수해 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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