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흘린 눈물, 잊지 않고 가슴속에 새긴 김홍정 “나에게 타협은 없다, 지금 너무나도 행복해”
“나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 했어요.”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홍정(37)은 KB손해보험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다. 성실한 훈련 자세와 코트 안팎에서의 리더십은 후배 선수들에게 존경심을 사기 충분하다.
그런 김홍정을 V-리그에서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14년 전 열린 2009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그러다 가까스로 삼성화재 수련선수 지명을 받아 선수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묵묵히 버티며 기회를 기다린 김홍정은 2011-12시즌 프로 데뷔 후 매 시즌 25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곧 정답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최근 경기 수원에 위치한 KB손해보험 연습체육관에서 만났던 김홍정은 자신의 배구 인생을 돌아보며 “한 시즌, 한 시즌만을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다. 어느덧 30대 후반이다”라고 웃으며 “늘 어려운 시간이 나에게 따라왔다. 지금 이 공간에서 이렇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소중하고 감사하다. 드래프트 당시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 이렇게 운동하고 있는 게 행복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을 쓰지 않고, 내 나름의 목표를 세웠다. 또 나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엔 의지가 중요했고, 어떻게 해서든 이겨내려 했다. 자꾸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김홍정은 지난 시즌 잔부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6경기에 나서 140점, 세트당 블로킹 0.360개를 기록했다. 러시앤캐시에서 뛰던 2013-14시즌 이후 9년 만에 리그 풀타임을 소화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다.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가 뛰던 2021-22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영광의 시간을 보냈던 그들에게 한 시즌 만에 좌절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KB손해보험을 향한 평가는 냉정하다.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고 오히려 이탈자가 더 많다. 황택의-나경복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팀을 떠났고, 중원 역시 숙제다.
그러나 김홍정은 “주변에서 걱정 아닌 걱정을 해준다. 오기가 생기고 독기가 생긴다. 마음 편하게 부담감을 내려놓고 한수 배운다는 자세로 시작하고 있다. 컵대회를 통해 더 성장했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어느덧 37세,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홍정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선수 생활 마지막에 이루고 싶은 건 우승이다. 10번을 하든, 100번을 하든 우승을 하면 기분이 좋다”라며 “그리고 후배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선배는 안 되고 싶다. 나 역시 생각해 보면 선배들을 보며 자랐다. 선배들이 해야 될 역할, 행동을 너무나도 잘해줬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나도 그걸 배워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을 잘하기 위해 몸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언제 은퇴할 것이다’라고 선을 그어 놓는다기보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홍정은 “의정부 팬들이 너무나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 늘 우리 선수들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보내주시는 성원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은 게 선수들의 마음이다. 시즌 준비 잘해서 팬들에게 즐거운 시즌이 될 수 있도록 선수들 모두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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