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플라스틱 제로 제도적 뒷받침"

고동명 기자 2023. 9.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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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줄어기 제주의 실험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편집자주] '플라스틱 제로의 자원순환 사회'로 전환하는 지혜를 모으는 '2023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이 오는 7, 8일 이틀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포럼의 주제인 '플라스틱, 순환경제 그리고 탄소중립사회로 가는 길'을 화두로 주요 인사들로부터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과제와 대응전략을 들어 봤다.

김경학 의장(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2040 플라스틱 제로'의 성공은 적극적인 실천 여부에 따라 달렸다며 의회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학 의장은 '2023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을 앞두고 최근 뉴스1 제주본부와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없는 제주가 될 수 있도록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제주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제안과 제도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미래환경특별위원회를 소개하며 "지속적으로 정책 점검 및 제안, 제도개선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의장은 또 다회용컵 사용을 중심으로 한 '청정 우도 프로젝트'와 관련 "제주도가 1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추진했던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서 전국적인 확산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안이 잇따라 의원 발의로 제정됐고 청사 내 플라스틱 사용 안하기 등 의회 차원에서도 플라스틱 제로 실천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줄여나가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을 시작할 때 플라스틱 제로 달성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2월 '탈플라스틱 실천 범도민 결의대회'에 참가한 김경학 의장. 오른쪽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왼쪽은 송창권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다(도의회 제공)

-지난해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에서 ‘2040 플라스틱 제로 아일랜드’가 선포됐다. 플라스틱 제로 아일랜드 성공을 위해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제주도정은 지난 5월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화한다는 계획이다. 플라스틱의 생산 및 소비, 처분에 이르기까지 폐기물 발생량을 감축하고, 재활용을 확대해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2020년 대비 50% 감축, 재활용 비율 100%까지 확대, 소비 또는 매립 등 폐기물 처분율 0% 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인용기로 포장 없이 제품을 구매하는 점포 ‘제로 웨이스트 샵’, 다회용기 사용이 가능한 리필시스템이 구축된 ‘리필 스테이션’ 등 일상생활 속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페트병과 캔을 수거·압축하는 무인단말기도 보급하고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 재활용품 선별시설 고도화, 영농·해양폐기물 공동 집하장 현대화 등 자원순환 인프라도 대폭 확충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이 정책의 성공은 동참에 있다고 본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를 실천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없는 제주가 될 수 있도록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제주의 미래환경과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제주도의회 미래환경특별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위원회 소개와 향후 역할은?

▶제주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 제안과 제도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미래환경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강경문 위원장을 중심으로 9명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가 가속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미 2012년 CFI2030을 선언하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환경특위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미래 문명의 열쇠는 탄소중립과 친환경이 중심이 될 것임을 인식하며 제주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점검하고 제도개선을 해 나가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 실현을 위한 탈 플라스틱화 정책 발굴, 에너지 자립화 실현, 지하수·용천수 활용한 에너지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용천수와 지하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도입 방안 간담회 개최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전개해 왔다. 기후위기 속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및 신재생에너지 다변화 정책 포럼을 열기도 했다.

미래환경특별위원회가 시대적 과제로 요구되고 있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 점검 및 제안, 제도개선에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2월24일 오전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2040 플라스틱 제로 섬 제주 범도민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2.2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우도에서 지난해부터 다회용컵 사용을 중심으로 청정 우도 프로젝트를 추진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플라스틱 제로는 이처럼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1회용컵 없는 청정 우도 프로젝트가 민·관 협업으로 시행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우도면 주민자치위원회, SK텔레콤, 행복커넥트가 지난해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자원순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입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1회용컵 없는 청정 우도 디지털 서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회용컵 사용매장을 확대했고, 플라스틱 페트병 수거기를 천진항 등 6곳에 설치된다. 이로인해 우도 재활용 쓰레기 발생량이 시행이전보다 약 10% 정도 감소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는 다회용기 세척센터도 운영된다. 우도 내에서 사용되는 다회용컵을 회수해 깨끗이 세척해 다시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쓰레기 발생은 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이미 제주에서 시범 운영중인 1회용컵 보증금제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첫 달 반환율은 10%대였지만, 점차 반환율이 올라 지난달에는 60%대까지 증가했다.

제주도가 1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추진했던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서 전국적인 확산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의 경험이 전국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추진을 위해 꼼꼼하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

-의회에서 ‘제주도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와 ‘제주도교육청 1회용품 없는 학교 만들기’ 등 2건의 조례안이 의원 발의로 올해 의회를 통과했다.

▶두 조례안은 1회용품 사용 절감을 제도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제주도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안'은 1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도지사의 책무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추진계획 수립과 시행, 1회용품 사용 현황 실태조사 등 의무를 부여했다.

조례 내용을 보면 공공기관은 청사 내에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실내외 행사·회의에서도 1회 용품 사용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설립하거나 운영 중인 체육시설에서도 1회용품을 판매하지 않아야 하고, 시설 이용자들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1회용품 사용현황에 대해선 매년 실태를 조사 그해 결과를 제주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이는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도교육청 1회용품 없는 학교 만들기 조례안'은 도교육감의 책임 하에 교육행정기관과 학교에서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관련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의장을 포함해 의원들은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 줄이기에 어떻게 참여하고 계신지 또는 캠페인 등 앞으로 참여방안은 없으신지?

▶2022년 9월부터 청사 내 플라스틱 등 1회용품 줄이기 추진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로인해 자연스럽게 의회 내에서는 1회용 종이컵 대신 개인용 텀블러나 머그컵을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2023년 5월 조례 시행 이후에는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역시 의회 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빨대를 사용하거나 해초빨대 등 친환경 제품 활용을 선택하고 있다.

장을 볼 때도 장바구니를 들고 가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물을 개인 병에 담아 오는 분들도 있다. 소포장보다는 대용량을 사거나 용기가 큰 제품보다는 포장재 부피가 작은 리필형 제품을 사용하고, 일회용 물티슈 대신에 빨아서 쓸 수 있는 행주와 걸레를 쓰는 분들도 계시다.

찾아보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우리의 삶과 제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플라스틱 줄이기는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도의회 차원에서 플라스틱 제로를 도민사회에 독려하기 위한 방안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을 쉽게 소비해왔지만, 폐플라스틱의 증가는 결국 우리의 삶과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지 않는다면 기후재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플라스틱과 밀접하다.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줄여나가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1회용컵 대신 개인컵을 활용하고, 장볼때는 장바구니를 이용하며, 무라벨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것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을 꼭 사용해야 한다면 생분해성 친환경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을 시작할 때 플라스틱 제로 달성은 실현될 수 있다. 청정 제주를 미래세대에게 물려 줄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 모두가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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