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인천 김동헌, "제 안일한 판단 미스. 죄송해…다음 홈경기는 무실점 승리"

박지원 기자 2023. 9. 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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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인천 유나이티드 수문장 김동헌이 무거운 마음으로 생각을 전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인천은 10승 10무 9패(승점 40)로 7위에 머물렀다.

페널티킥(PK) 실점이 뼈아팠다. 후반 16분, 제카가 중원 지역에서 경합에 성공한 뒤 침투하는 김승대를 향해 절묘한 스루 패스를 넣었다. 이때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승대와 김동헌 골키퍼가 충돌했다. 주심은 곧바로 PK를 선언했고 키커로 제카가 나섰다.

흥미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김동헌 골키퍼와 키커 제카의 '눈싸움' 신경전이 펼쳐졌다. 둘은 한동안 서로의 눈을 피하지 않고 강하게 노려봤다. 이후 킥 시그널이 불렸고, 제카가 깡총 모션 후 좌측 하단으로 성공했다.

이후 두 번째 PK가 나왔다. 후반 39분, 포항의 코너킥 과정에서 하창래의 헤더가 천성훈의 팔에 맞았다. 주심은 온 필드 리뷰 후 PK를 선언했다. 키커로 완델손이 나섰는데, 제카가 교체된 이후였다.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살짝 치우치게 차며 골망을 갈랐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김동헌을 만났다. 먼저 경기 소감으로 "오늘 꼭 이기고 싶은 경기였고, 상위로 가기 위한 중요한 경기였다. 저의 안일한 판단 미스가 나왔다. 다들 열심히 뛰어줬는데 흐름이 넘어갔고,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많이 아쉽다"라고 밝혔다.

첫 번째 PK 장면을 복기해달라고 하자 "공이 스루 패스로 들어왔고, 김승대 선수가 볼을 컨트롤할 줄 알았다. 빠져버리면서 순간적으로 늦게 따라가게 됐다. 그래서 파울을 내주게 됐다"라고 답변했다.

제카와의 눈싸움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심리 싸움을 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쳐다보다 말겠지 했는데, 계속 쳐다보더라. 제가 골대로 들어갔는데도, 제카 선수가 준비를 안 하고 있었다. 그래서 '뭐지' 한 다음에 별생각 없이 준비했다"라고 알렸다.

2번째 PK는 막고 싶었을 터. 하지만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동헌은 "그래서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첫 번째 거는 제카 선수에게 타이밍을 뺏겼다.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면서 두 번째 거도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화제를 돌렸다. 이제 9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어떤 부분을 준비할 것인지 묻자 "경기가 좀 남긴 했지만, 팀 분위기나 흐름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늘 한 경기 졌다고 해서 처지거나 다운되지 않게 쉬면서 정비를 잘해야 한다. 돌아와서 있을 제주 홈경기와 아챔 예선에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산둥 타이산(중국), 카야 FC-일로일로(필리핀)와 한 조가 됐다. 어떤 팀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을까. 김동헌은 "그래도 일본 팀이 제일 기량이 좋으니, 요코하마와 하는 게 제일 기대된다. 마냥 지고 온다는 보장도 없고, 저희 전술이 통할 수도 있다. 구단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해볼 만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인천이 까다로운 조에 들어갔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그러나 김동헌은 "까다롭기보다 할 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동헌은 오는 12월 4일 김천 상무로 입대한다. 이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부터 출전할 수 없다. 그래도 그전에 리그, FA컵 일정은 종료된다. 이와 관련해서 "아쉬움도 있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 리그, FA컵, 아챔 모두 좋은 상황에서 입대를 하는 게 목표다. 파이널A에 진출한 뒤 3위 안에 들어서 다음 시즌에도 아시아대항전에 진출하면 좋겠다. 이제 아챔 예선을 해야 하는데, 파이널A에 오르면 올인할 수 있다. 예선에서는 조 1, 2위로 올려놓고 가고 싶다. FA컵도 우승하고 싶기에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팬들께 죄송하다. 오랜만에 만 명 관중이 찾아주셨다.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하다. 다음 홈경기에는 무실점 승리를 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팬이 계셔서 정말 든든하다. 인천 팬은 K리그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비교해도 1등이다. 경기할 때 응원을 해주신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 그래서 골문을 잘 지킬 수 있다"라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보냈다.

사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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