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두 발짝 또는 더 멀리 가버린 키움의 ‘윈나우’

안승호 기자 2023. 9. 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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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왼쪽)와 안우진. 정지윤 선임기자



프로야구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 4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는 한 시즌도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은 시즌 없었다”고 말했다. 키움이 올시즌 준비 과정에서 사실상 공개적으로 드러낸 ‘윈나우’ 의지에 대한 얘기가 이어지던 중 나온 답변이었다.

그간 키움의 목표가 어디로 향했든, 적어도 올시즌 만큼 구단 내부 뜻과 외부 평가가 가까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KBO리그 투타 부문별 원톱이 키움에서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일지 모르는 상황을, 모두가 주시했다.

외야수 이정후와 투수 안우진은 2022시즌 KBO리그 전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 1,2위에 올랐다. 이정후는 10.25, 안우진은 7.92를 기록했다. 키움은 지난해 두 선수를 보유함으로써 ‘18승’을 더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키움이 두 선수가 ‘있을 때’ 무언가 해보려 했던 것은 그래서 굉장히 상식적이기도 했다. 실제 키움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과 퓨처스 FA 시장에서의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높은 곳을 향한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키움은 내년에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윈나우 찬스’가 돌아올 시점은 예측이 어렵게 됐다.

지난 7월 발목부상으로 잔여 시즌 복귀가 어려워진 이정후는 다가오는 겨울 포스팅(비공개 입찰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다. 여기에 마운드 기둥인 안우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돼 내년 시즌 1군 마운드에 서는 게 불투명해졌다. 키움은 지난 2일 안우진의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 내용과 함께 대략적인 수술 계획을 전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은 복귀까지 대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KBO리그 6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우진은 수술 공백기에 병역을 수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안우진은 2025시즌에도 복귀가 쉽지 않아 보인다.

키움 안우진.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은 최근 몇시즌간 이정후와 안우진을 팀의 뼈대로 세워놓고 살을 붙이면서 팀 전력을 만들어갔다. 내년 시즌 이후로는 완전히 다른 색채의 팀을 구축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했다.

야수진에서는, 투수 최원태를 내주고 영입한 ‘군필 외야수’ 이주형 등의 성장세를 한번 더 확인하면서 올시즌 정체돼 있던 야수 중 옥석 고르기가 필요할 전망. 투수진에서는 올시즌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장재영이 ‘키플레이어’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키움은 트레이드 등을 통해 영입한 내년 시즌 드래프트 3라운드 이내 지명권 5장으로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키움은 여러 계획이 틀어지며 바닥권까지 처진 상태다. 팀 성적뿐 아니라 구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할 시점이 조금 더 일찍 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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