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폭발’ 손흥민, 오른발 2골+왼발 1골...미친 양발잡이의 매력 뽐냈다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손흥민이 미친 양발잡이의 매력도 유감없이 뽐냈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2 역전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3연승을 달리며 리그 무패 행진(3승 1무)을 이어가며 맨체스터 시티에 이은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의 시즌 첫 득점과 첫 해트트릭이 한 경기에서 모두 나왔다. 이날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동점골을 시작으로 후반전 2번째 골과 3번째 골을 연이어 터뜨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앞선 3경기 플레이메이커에서 벗어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동시에 해트트릭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106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EPL 역대 득점 공동 30위로 도약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 디디에 드로그바(104골)를 넘어 대런 벤트(106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EPL의 새로운 역사가 됐다.

또한 올 시즌 포지션을 바꿔 처음으로 나선 원톱 포지션에서 곧바로 득점을 터뜨리며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 이후 공백이 생긴 스트라이커 역할에 자신이 적임자임을 제대로 증명했다.

전반전 자칫 홈팀 번리로 넘어갈 뻔한 흐름을 가져온 것도 손흥민이었다. 전반 4분 번리가 루카 콜레오쇼의 저돌적인 왼쪽 측면 돌파에 이은 컷백 패스를 라일 포스터가 왼발로 마무리, 선제골로 앞서갔다. 이후 번리는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계속 노렸다.

토트넘 역시 강도 높은 압박을 펼쳤다. 그리고 전반 16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침착하게 트래핑한 손흥민은 솔로몬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어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간 손흥민은 솔로몬에게 받은 리턴 패스를 침착한 오른발로 한 번 터치해 발 앞으로 갖다놨다.

이후 손흥민은 마치 강슛을 때릴 것 같은 페인팅 동작으로 상대 수비와 골키퍼를 모두 속인 이후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으로 골키퍼 키를 넘겨 골문을 열어젖혔다. 상대의 육탄 수비를 무위로 만드는 여유와 센스가 돋보이는 골. 이 득점으로 토트넘이 1-1 동점을 만들었다.

전방 압박도 충실히 수행했다. 득점 전에도 번리 수비진을 강하게 압박했던 손흥민은 토트넘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부터 상대 골키퍼와 센터백들을 계속해서 괴롭히며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저지하며 역습 기회를 노렸다.

전반 추가 시간 5분 경에는 킬패스도 선보였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제임스 매디슨에게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찔러 넣어줬다. 매디슨이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나온 로메로의 원더골로 역전에 성공한 토트넘은 후반 9분 상대 역습을 차단한 이후 매디슨이 정확한 슈팅으로 3-1을 만드는 득점을 터뜨렸다. 하지만 번리도 후반 11분 선제골의 주인공 포스터가 강력한 슈팅을 때려 추격골을 노렸다. 골키퍼 비카리오가 눈부신 선방으로 쳐내지 않았다면 골이 될 수 있을만한 장면.

번리가 다시 기세를 끌어올리자 손흥민이 나섰다. 이번에도 솔로몬과의 호흡이 돋보였다. 후반 18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솔로몬이 중앙으로 연결한 패스를 정확한 논스톱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 골망을 갈랐다. 시즌 첫 멀티골의 순간.

해트트릭까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분 후 손흥민은 역습 과정에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깬 이후 포로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에서 정확한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상대 수비가 붙었고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상황이라 슈팅 각도가 나오기 쉽지 않았지만 완벽한 양발잡이의 매력을 살려 이번에는 왼발로 마무리 한 것이 백미였다.

상대 수비나 골키퍼 모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궤적과 방향으로 골망을 가른 손흥민이었다. 이날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후반 26분 히샤를리송과 교체 돼 기립박수를 받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선 경기들에서 플레이메이커로 포스트 케인 시대의 새로운 공격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데 이어 해결사로서도 여전히 매력적이란 것을 보여준 활약. 또한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고전했던 손흥민은 3골로 단숨에 팀 내 득점 1위로 올라서는 동시에 2021-22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득점왕 경쟁에도 단숨에 뛰어들었다.

현재 1위는 4라운드에서 손흥민과 함께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한 엘링 홀란드(맨시티)다. 홀란드는 6골로 리그 득점 선두를 질주하며 지난 시즌 득점왕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풋볼 런던으로부터 평점 10점 만점을 받는 등, 현지 언론과 통계매체들의 극찬을 끌어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모든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원정 경기는 항상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차이를 만들어냈고 승점 3점을 얻기에 충분했다”면서 “3골을 넣었지만 모두 팀이 만든 골이라고 생각한다. 해트트릭은 물론 우리가 넣은 5골 모두 훌륭했다. 해트트릭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승점 3점을 가져왔다는 것”이라며 또 한 번 캡틴으로서 품격을 드러냈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미친 매력을 보여주는 손흥민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해외축구

‘해트트릭 폭발’ 손흥민, 오른발 2골+왼발 1골...미친 양발잡이의 매력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