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 '초대형·프리미엄 TV' 삼성·LG의 자신감···"中과 격차 압도적"

베를린=진동영 기자 2023. 9.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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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전략 '초대형·프리미엄' 앞세워
삼성·LG, 프리미엄 시장 80% 점유
"압도적인 경쟁 우위···中과 격차 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네오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관람객들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 LG전자 전시장에 설치된 'LG 시그니처 올레드 M'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글로벌 TV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초대형화’로 꼽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제품 분야에서의 추격이 매섭지만 아직은 확고한 격차가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3’ 전시회 현장에서 각각 기자 브리핑을 갖고 TV 시장의 현황과 글로벌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 TV 업체들의 맹추격과 전반적인 TV 수요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통적으로 초대형·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프리미엄 시장 韓 80% 독주···초대형 시장 더 키운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3'의 삼성전자 부스에 설치된 네오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한 TV 수요 감소 속에 올해 글로벌 TV 시장은 965억 달러(약 127조 5000억 원)로 5.8% 역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75형 이상 초대형 제품과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5형 이상 시장에서 51.5%(삼성 36.5%, LG 15.0%),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80.0%(삼성 61.7%, LG 18.3%)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업체의 경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점한 게 1.5%(하이센스)에 그칠 정도로 열세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무는 “TV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는 초대형·몰입감·연결성”이라며 “초대형에 대한 니즈(요구사항)는 한계가 없다. 끊임없이 더 큰 것을 원하는 본성과 맞닿은 욕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98형 초대형 TV 라인업을 8K,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QLED 등 3개 모델로 확대하면서 시장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89형 TV를 출시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도 선점에도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76~114형 등 다양한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확고한 경쟁력 우위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77형, 83형, 97형 등 초대형 제품군의 판매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 무선 OLED TV(LG 시그니처 올레드 M), 스탠바이미, 스탠바이미 고 등 차별화된 폼팩터(제품 외형)의 TV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마이크로LED TV에서 136형 초대형 화면을 갖춘 ‘LG 매그니트 올인원’을 출시하면서 초고가 시장도 대응할 방침이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하면 한국 업체들이 초대형 시장에서 60~70%를 쥐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은 주로 내수를 겨냥한 제품들을 내보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헤게모니를 쥐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초대형에 대한 글로벌 점유율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상무는 이어 “27인치 패널로 모니터를 만들면 20~30만 원 정도지만 이걸로 스탠바이미를 만들면 100만 원이 된다”며 “패널에 휘둘리지 않고 아이디어를 통해 세트(완제품)가 만들어내는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3000만원짜리와 300만원의 차이”···기술력에서 나온 ‘자신감’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3 LG전자 전시장에서 진행된 기자 브리핑에서 TV시장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섭게 추격 중인 중국 업체들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강력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출하량을 늘려오는 건 사실이지만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는 아직 국내 기업과 경쟁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정 상무는 “초대형과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백 상무는 “중국 업체가 수량 기준으로 LG전자를 넘어섰다고 하지만 사실 이중 30%는 내수 물량이고 글로벌 시장으로는 당연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선다”며 “3000만 원짜리 97인치 OLED TV 하나를 파는 것과 300만 원짜리 액정표시장치(LCD) TV 하나를 파는 건 다르다. 이런 부분에서 중국 업체와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같은 패널을 사용한 TV라도 화질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온칩(SoC) 개발 역량에서도 중국 업체와의 격차는 큰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LCD나 미니 LED 등에 집중하면서 프리미엄 TV의 대표 격인 OLED TV 시장에는 사실상 진입하지 못하도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이번 IFA 전시에서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은 신제품을 다수 내놓았지만 상대적으로 OLED 보다 기술력이 낮은 미니LED TV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업체 중 OLED TV를 내놓은 건 창홍이 유일했다. TCL이 163형 초대형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기술 격차를 따라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LED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정 상무는 “마이크로LED는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단점과 제한점을 극복할 솔루션”이라며 “수용 가능한 가격대로 진입하는 시기가 길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반 고객들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까지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백 상무는 “현재 89인치 마이크로LED가 1억 4000만 원대인데 TV 시장에서는 1000만 원 아래로 내려오지 않으면 그 시장은 크지 않는다”며 “마이크로LED는 (시장 형성까지)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를린=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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