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STAT] 한국과 일본 여자농구의 결정적 차이, 속공

청주/이재범 2023. 9.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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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청주/이재범 기자] 일반화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박신자컵에서 드러난 한국과 일본 여자농구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속공이다.

지난달 26일 개막한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이 마지막 3경기만 남겨놓았다.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 무대였던 박신자컵은 올해부터 해외 팀을 초청해 국제대회 형식으로 바뀌었다.

특히, 에네오스 선플라워즈와 토요타 안텔롭스는 지난 시즌 WJBL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일본 여자농구의 강팀이다.

지난 시즌 우승했던 아산 우리은행과 박지수가 돌아온 청주 KB는 나란히 준결승에서 일본 두 팀을 만났다. 우리은행은 접전 끝에 에네오스를 꺾었고, KB는 토요타에게 무릎을 꿇었다.

우리은행이나 KB만큼 강한 에네오스와 토요타가 이번 대회에서 작성 중인 기록 중 다른 팀과 비교 불가인 건 속공이다.

토요타는 평균 7.6개, 에네오스는 평균 6.4개의 속공을 기록 중이다.

역대 박신자컵에서 평균 6개 이상 속공을 기록한 팀은 2022년 삼성생명(8.8개)과 2021년 U19 대표팀(6.0개), 2020년 BNK(6.6개) 뿐이다.

아직 한 경기씩 남겨놓았지만, 토요타와 에네오스는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속공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 8개 이상 속공을 기록한 건 6번 나왔는데 토요타와 에네오스가 각각 3번씩 작성했다.

WKBL에서는 속공 성공뿐 아니라 속공 실패도 기록으로 남긴다. 이를 반영해 속공 성공률을 살펴보면 에네오스가 86.5%(32/37)로 1위, 토요타가 82.6%(38/46)로 2위다. 부산 BNK는 80.0%(12/1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반대로 에네오스와 토요타의 속공 허용은 각각 평균 1.0개와 1.4개에 불과하다. 또한 상대에게 내준 속공 허용률은 50% 미만이다. 속공 기회 자체를 적게 주면서도 이마저 잘 막는다.

이번 대회에서 에네오스나 토요타에게 많은 속공을 내주면서 반대로 속공 득점을 올리지 못하니 속공 성공과 속공 허용의 편차가 양수인 WKBL 소속팀은 BNK(0/4=3.0-2.6) 외에는 없다. 에네오스와 토요타는 각각 5.4개와 6.2개다. 속공 득점만으로 상대보다 10점 이상 더 기록한다.

오가 유코 토요타 감독은 속공을 많이 하는 비결을 묻자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선수들이 뛰는 코스를 정확하게 정비한다. 스페이싱을 유지하면서 누가 어디로 어떻게 뛰는 지 정확하게 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 두 번째는 선수들의 머리 속에도 있을 건데 공격을 잘 하려면 수비를 열심히 잘 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빠른 농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속공 시도 시 성공률이 상당히 높다고 하자 오가 감독은 “좀 전에도 이야기를 했듯이 누가 어디로 뛰는 지를 명확하게 정한다. 농구는 하프 코트가 아니라 풀코트를 활용하는 종목이라서 코트를 4등분해서 라인마다 센터가 뛰는 지, 가드가 볼을 가지고 가는 지 등 이런 연구를 많이 한다”며 “예를 들어서 수비와 공격의 거리에 따라서 슛을 시도하지 못할 수도 있고, 수비가 여러 가지를 신경 쓰게 하는 공간을 만들어서 다른 선수들에게 공격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슛 성공 여부는 모르지만, 속공을 성공할 확률은 올라간다”고 했다.

토요타는 2일 KB와 준결승에서 리바운드가 24-35로 열세였음에도 KB에게는 속공 1개만 내주고, 속공 12개 시도 중 8개 성공했다. 리바운드 열세에도 훨씬 많은 속공이 가능했던 원동력은 12개의 스틸이다.

오가 감독은 “스틸 연습을 따로 하지 않는다. 팀 훈련할 때 수비 훈련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스틸이 많이 나오지 않나 싶다”고 했다.

모든 감독들은 빠른 농구를 통한 쉬운 득점을 강조한다. 일본의 최정상 전력의 에네오스와 토요타는 박신자컵에서 속공을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3일 예선에서 격돌했던 우리은행과 토요타의 결승, KB와 에네오스의 3-4위전이 펼쳐진다. 한국과 일본의 속공 차이를 비교하며 관전한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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