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선발+첫 풀타임' 김민재, 더 리흐트 완벽히 밀어냈다…뮌헨, 묀헨 원정서 4년6개월 만에 승리 '2-1 제압'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주전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3일(한국시간) 독일 묀헨글라트바흐의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 묀헨글라트바흐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이 참 오랜만에 묀헨 원정에서 웃었다. 지난 2019년 3월 5-1로 크게 이긴 이후 이상하게도 묀헨 원정에서 꼬여왔다. 어느새 최근 5번의 묀헨 원정에서 1무 4패에 그치며 징크스로 자리잡았는데 마침내 이번 경기에서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냈다.
김민재가 기분 좋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앞서 리그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던 김민재는 이날도 다욧 우파메카노와 함께 주전으로 나서 든든히 뒷문을 지켰다.
이번에는 풀타임이었다. 그동안 선발로 뛰면서도 후반 중반에 교체됐던 김민재였는데 이번 경기는 90분 모두 소화하며 확실하게 바이에른 뮌헨 주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날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최후방에 뒀다. 좌우 측면에서 알폰소 데이비스, 누사르 마즈라위를 배치해 포백을 이뤘다. 조슈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3선을 구성했고, 킹슬리 코망,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2선 공격을 책임졌다. 최전방은 해리 케인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5년 가깝게 이기지 못한 묀헨 원정은 확실하게 난이도가 높았다.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펼치면서도 묀헨의 저항도 상당했다. 묀헨은 전반 9분 막시밀리안 뵈버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위협했다. 이에 바이에른 뮌헨도 곧장 뮐러가 헤더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전반 19분 사네가 시도한 슈팅도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중반 들어 서서히 묀헨이 주도했다. 특히 전반 26분 마빈 프리드리히의 헤더가 골대를 때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급격히 작아졌고 결국 전반 30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이타쿠라 고에게 선제 실점을 했다. 실점 이후에도 바이에른 뮌헨은 반격하지 못했다. 이에 묀헨은 율리안 바이글이 추가 득점을 노릴 만큼 이빨을 드러냈다.
풀리지 않던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부터 달라졌다. 하프타임이 지나고 마즈라위 대신 콘라드 라이머를 넣어 오른쪽 공수에 변화를 줬다. 후반 8분 코망과 고레츠카의 연이은 슈팅으로 뮌헨의 파상공세를 알렸다.
후반 포문을 연지 얼마 안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12분 키미히의 패스에 맞춰 문전으로 침투한 사네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17분 코망이 골을 노렸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그래도 주도권이 넘어왔다고 판단한 바이에른 뮌헨은 세르주 그나브리, 에릭 추포-모팅을 투입해 고삐를 조였다.
이에 맞춰 묀헨도 토니 얀츠케, 루카스 울리히를 투입했고 바이글을 앞세워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공격 변화를 느낀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35분 고레츠카 대신 마티스 텔을 투입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공격에 힘을 붙여나갔다.
투헬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 텔은 후반 41분 키미히의 코너킥을 골로 연결해 경기를 뒤집었다. 2-1로 앞선 바이에른 뮌헨은 텔과 추포-모팅이 끝날 때까지 날카로운 슈팅을 연결하며 묀헨이 올라올 틈을 주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케인을 불러들이고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투입하며 시간을 끈 바이에른 뮌헨이 2-1 역전 승리로 묀헨 징크스를 날렸다.
김민재는 꽤나 아프게 역습하던 묀헨을 막은 일등공신이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총 8번 공중볼 경합에서 이겼다. 양팀 수비수 중 최다 기록이다. 패스를 차단하거나 루즈볼을 획득한 리커버리 면에서도 8번으로 많은 수치를 보였고, 가로채기와 걷어내기에서도 2개씩 보여줬다.
기록에서 보듯이 단단한 수비를 펼치자 투헬 감독이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의 기회를 줬다. 김민재도 보답했고 평점에서 7점을 받아 파트너인 우파메카노보다 더욱 영양가 있는 수비력을 보여줬음을 증명했다.
서서히 괴물을 영입한 바이에른 뮌헨의 기대감에 응답하고 있다. 여름 여러 이적설 중심에 섰던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입단을 결정하고 "모든 축구 선수가 꿈꾸는 팀이다. 그래서 이적을 결심했다. 일단 경기에 뛰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우승하고 싶다. 리그,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트레블도 달성하고 싶다"라며 포부를 말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크고, 빠르며 아주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다. 그의 경력은 정말 독특하다.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했다는 걸 보여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입단해 행복하다. 여러 차례 영상통화를 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당장 활약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적응기였다. 지난 경기만 하더라도 조금의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선발로 나서 81분을 소화했다. 그러나 평점은 이날처럼 좋지 못했다. 조금은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다가 끊긴 적이 있었다. 그래선지 낮은 평가가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단번에 묀헨 원정에서 제 역할을 해내면서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괴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당초 예상됐던 더 리흐트와 주전 조합과 달리 우파메카노와 더 호흡을 맞추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날 더 리흐트가 94분에 그라운드를 밟은 걸 고려하면 앞으로 김민재의 주전으로 입지가 굳어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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