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건강 365] 환절기에 생기는 피로 증상, 노권상 극복하려면?

이순용 2023. 9. 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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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 장재찬 원장

[함소아한의원 장재찬 원장] 긴 더위를 지나 곧 있으면 ‘백로(白露)’에 접어든다. 백로는 풀잎에 이슬이 내리고 가을의 기운이 완연하게 나타나는 시기로, 아침저녁 일교차가 생기는 환절기이기도 하다. 폭염에 체력 소모를 하고 난 후 환절기를 맞이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년간의 코로나로 인해 그간 일상의 면역력을 기를 시간이 적었던 만큼 단체 생활 중 아데노 바이러스, 여름 독감, 코로나 등 바이러스 질환 감염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피로를 얻게 된 것이다.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데, 만성피로는 어른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일까.

함소아한의원 장재찬 원장
요즘 진료실에서는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며 짜증이 늘고, 등원, 등교를 거부하거나, 두통 혹은 복통을 호소하고 이유 없이 불안한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또한 입맛이 줄고, 잠을 많이 자는 것 같은데 피곤하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른들에게 나타나는 만성피로증후군이 아이에게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노권상’이라고 한다.

‘노권’이라는 말은 그 자체가 피로라는 말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심한 피로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증상을 동반하는 전신 쇠약 증상을 일컫는다. 통상적으로 풀리지 않는 피로가 어른의 경우 6개월 이상, 소아청?소년의 경우 4주 이상 지속된다. 검사상 이상소견은 없지만 불안, 짜증 등 정서의 조절, 집중력 같은 기능이 떨어지고, 임파선이 비대 되거나 근육통 등이 있을 수 있다. 머리가 한 번씩 아프고, 자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으며 운동을 잠깐 해도 극도로 피곤해 회복이 되지 않는 증상 등을 동반한다. 한의학에서는 심비기허증, 비허간울증, 간신휴허증, 기혈쇠약증, 비허습열증으로 나누어서 치료한다.

소아의 경우 대표적인 원인으로 심비기허증(心脾氣虛證)과 비허간울증(脾虛肝鬱證)이 있다. 첫째, 심비기허증은 심장과 비장이 허한 증상이다. 몹시 피로하며 조금만 무리하면 목 안, 근육과 관절이 아픈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소아의 경우 본래 마음이 약한 아이로 피로와 식욕부진이 있으며 잦은 감기 등 질환에 노출이 잦아 몸이 허약하고 성장통을 자주 호소한다. 이럴 경우, 심장과 비장의 기운을 도우면서 기운을 보하고 허약해져 있는 몸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몸을 튼튼하게 한다는 것은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둘째, 비허간울증은 비장이 허하면서 간기(肝氣)가 울체된 증상이다. 몹시 피로하면서 머리가 아프고 가슴과 옆구리가 뿌듯하면서 답답한 것이 간울(肝鬱)증상이다. 조금만 더 활동해도 목 안이 아프고 근육과 관절이 아픈 것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경이 예민하고 짜증을 잘 내며 우울한 것도 간울 증상이다. 소아의 경우, 불안을 잘 느끼고 예민하고 짜증이 많은 아이로 피로 증상과 식욕부진이 있으며 두통을 호소한다. 따라서 간의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면서 비장의 기운을 도와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인 노권상의 개선을 위해 약해진 체력을 북돋우고 울체된 기운의 순환을 도와 식욕과 체력을 끌어올려 면역력을 보충해 주는 ‘보폐양혈탕’이나 ‘공진단’, ‘경옥고’ 처방을 주로 사용하여 치료한다.

가정에서는 수면시간 확보와 야식 금지, 가벼운 운동, 간단한 체질식 식단 등을 권장한다. 피로와 수면은 깊은 연관이 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재우거나 낮잠을 재우는 등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서늘한 시간에 가족이 함께 천천히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처음 20분은 천천히 걷고, 중간 20분은 속보로, 마지막 20분은 다시 천천히 걷는 방법으로 진행하면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몸의 순환을 돕고 기초체력을 높여주는 온 가족 운동이 된다.

평상시 간단한 체질식 식이요법으로 식단을 준비하는 것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음식을 체질식으로 준비하는 것은 번거롭지만, 식사의 주된 곡식과 간식을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섭취해도 노권상 증상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태음인은 수수밥과 수박, 멜론, 배 등을, 소양인은 보리밥과 딸기, 참외를 섭취하면 좋다. 태양인은 멥쌀, 현미밥과 키위, 복숭아, 체리를, 소음인은 찹쌀 현미밥에 귤, 사과, 오렌지가 좋다.

성장기 아이들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이 면역력 저하, 성장 부진, 우울증, 틱장애,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건강을 위한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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