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0+해트트릭+MOTM' 손흥민 72분만 뛰고 폭발…토트넘, 번리에 5-2 완승 'SON톱 제대로 통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해트트릭으로 2023-24시즌 출발을 알렸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끈 토트넘은 지난 2일 터프무어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번리를 5-2로 제압했다. 손흥민이 시즌 첫 골을 시작으로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번리전 승리 선봉에 섰다.
손흥민이 그동안 미뤄둔 득점 아쉬움을 한 번에 털어냈다. 전반 15분 골키퍼를 넘기는 절묘한 침슛으로 골을 넣은 손흥민은 후반 들어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릴레이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활용법을 찾았다. 올 시즌 손흥민은 이타적으로 변했다. 앞선 경기에서 슈팅보다 패스에 집중하면서 동료들에게 찬스를 안기는 플레이메이커 성향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스트라이커로 기회를 주고 있는 히샤를리송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하면서 득점 본능을 되살렸다.
토트넘은 SON 톱을 활용한 4-2-3-1전형으로 맞섰다. 손흥민 밑에는 제임스 제임스 매디슨, 마노르 솔로몬, 데얀 쿨루셉스키를 배치했다. 중원에는 파페 사르와 이브 비수마가 호흡을 맞췄고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지에,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섰다. 골문은 굴리엘로 비카리오가 지켰다.
토트넘은 초반 측면 공격을 앞세워 번리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볼을 뺏기면서 번리의 역습에 먼저 무너졌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왼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든 번리의 공격이 놀라웠고, 루카 클레오쇼가 포로를 제치고 연결한 컷백을 중앙에서 라일 포스터가 밀어넣어 선제 득점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좋지 않은 출발에 당황했다. 가뜩이나 주중 펼친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풀럼에 승부차기 끝에 탈락한 상황. 우승에 목말라 있는 토트넘이기에 컵대회 조기 탈락이 선수단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번리에도 패하면 심각해질 수 있었다.
먹구름이 드리워질 때 손흥민이 폭발했다. 손흥민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16분 전방 침투하며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받았다. 그리고 솔로몬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골키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고 절묘한 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골로 토트넘이 다시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높은 볼 점유유을 바탕으로 번리를 몰아붙였다. 그리고 전반이 끝나기 전 역전에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제임스 매디슨이 상대가 걷어낸 볼을 다시 받아 크로스를 시도했고, 혼전 후 뒤로 흐른 볼을 로메로가 강력하게 마무리해 2-1을 만들었다.
경기를 뒤집고 후반을 맞은 토트넘은 더욱 신을 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쿨루셉스키가 우측에서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중앙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볼을 잡았지만, 볼 터치가 너무 길었다. 후반 3분에는 매디슨이 측면에서 볼을 지켜낸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각도가 너무 부족했다.
결국 토트넘이 더 달아났다. 후반 9분 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가로챈 게 적중했다. 이후 매디슨이 잡아 노마크 찬스에서 정확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이 쐐기를 박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며 솔로몬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연결한 패스를 정확하게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고, 불과 3분 뒤 이번에는 포로의 스루 패스를 문전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완벽한 해트트릭이었다. 손흥민의 골에 토트넘 선수들은 함께 찰칵 세리머니와 다트 세리머니를 하며 신을 냈다. 토트넘 원정 팬들은 손흥민의 응원가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반대로 번리는 홈에서 5골을 내준 뒤 조금이라도 반격하려 애를 썼지만 격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히샤를리송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벤치로 돌아간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포옹했다. 이후 토트넘은 토트넘은 선발로 출전한 쿨루셉스키와 매디슨 대신 에메르송과 올리버 스킵을 투입했다. 토트넘은 후반 막바지 상대에 만회골을 내줬으나 5-2로 크게 이겼다.
손흥민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피터 스미스는 "손흥민의 원더풀한 마무리였다. 최전방을 이끌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클린턴 모리슨도 "엄청난 마무리 능력이다. 판타스틱"이라고 말했다.
평점도 좋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팀 최고인 9,6점을 줬다. 또한 영국 언론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의 10점을 줬다. 매체는 "손흥민의 첫 골은 아름다웠다. 두 번째 골은 침착했다"며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완벽하게 작용한다"고 원톱으로 임해 활약한 면을 주목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을 칭찬했다. 그는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고 원톱을 영입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손흥민이었다"고 웃었다. 더불어 손흥민과 함께 주장단이 모두 골을 넣자 "이것이 이들을 주장단으로 선임한 이유"라고 기뻐했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손흥민은 선수단 사이에서도 리더 기질을 잘 보여준다. 토트넘의 대표적인 인싸다. 선수단 훈련 장면에서 늘 동료와 어깨동무를 하거나 장난을 치며 친근감을 표한다. 항상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손흥민은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단기간에 친해지는 능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실력과 친근함을 모두 갖춘 손흥민이라 주장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주장이며 토트넘에서 이룬 성취를 모두 고려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주장 임명으로 토트넘 역사에 더욱 강하게 새겨졌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의 141년의 연혁에서 비유럽 국적 선수로는 첫 주장에 선임됐다. 그동안 토트넘은 40명이 주장 계보를 이어왔다. 1호 주장 보비 버클을 포함해 잉글랜드인이 26명으로 가장 많다. 웨일스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영연방 국적자도 12명에 달한다.
영국 출신으로만 주장을 삼는 토트넘의 기조는 무려 132년이나 이어졌다. 2014년 프랑스의 유네스 카불이 주장 완장을 차면서 비영국 선수로는 처음 역사를 남겼다. 이후 같은 프랑스인인 요리스가 7년간 주장을 역임했고, 손흥민이 완장을 이어받았다.
141년 토트넘 역사에서 비유럽 선수는 손흥민이 처음인 셈이다. 이와 함께 박지성이 선수 시절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주장 완장을 두른 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두번째다.
손흥민은 앞으로 부주장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토트넘을 이끈다. 토트넘의 새로운 시대를 연 손흥민은 "토트넘과 같은 큰 팀의 주장이 돼 자랑스럽다. 새로운 시즌에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각오의 운을 뗐다.
그에 걸맞게 해트트릭으로 선수단의 진정한 리더로 우뚝섰다. 이에 화답하듯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팬 투표가 반영된 경기 최우수 선수(MOTM)에 손흥민을 선정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