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⑬ 복싱 오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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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난다 긴다 하는 선수가 총출동하는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10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있다.
2018년과 올해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최근 5년 동안 한국 복싱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획득한 건 오연지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오연지는 직전 아시아게임인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자칫하면 '노메달' 수모를 겪을 뻔한 한국 복싱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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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우리나라에서 난다 긴다 하는 선수가 총출동하는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10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전국체전이 열리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여자 복싱 라이트급(60㎏)을 휩쓸고 있는 오연지(33·울산광역시청)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오연지는 남녀를 통틀어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량으로 경쟁력을 보여주는 선수다.
신장 167㎝의 큰 키와 리치가 돋보이는 오연지는 정확한 스트레이트를 상대에 명중시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는 플레이를 펼친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발도 빨라 계획한 대로 펀치를 찔러넣고 잽싸게 빠져나오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그간 복싱에서 쌓은 실적이 오연지의 위상을 증명한다.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2022년까지 세 차례 아시아선수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이 세계 복싱 최강국으로 손꼽히는 상황이라 아시아 최강이면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오연지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과 올해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최근 5년 동안 한국 복싱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획득한 건 오연지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오연지는 직전 아시아게임인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자칫하면 '노메달' 수모를 겪을 뻔한 한국 복싱을 구했다.
16강에서 류띠듀옌(베트남), 8강에서 양원루(중국), 4강에서 최혜송(북한)을 차례로 꺾은 오연지는 결승에서 슈다포른 시손디(태국)를 4-1로 제압하고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링에서 누구보다 승리욕을 뜨겁게 불태우는 오연지는 링을 내려와서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대한체육회가 진행한 인터뷰만 소화했고, 나머지 취재 요청은 고사한 채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형민 한국 복싱대표팀 감독은 "오연지가 지난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조심스럽지만 믿고 있다"는 말로 굳은 신뢰감을 보였다.
현재 오연지의 여자 라이트급 세계 랭킹은 4위다.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는 세계 랭킹 2위 우시이(대만)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던 우시이는 최근 기량이 급성장해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여기에 지난 대회에서 오연지가 8강에서 제압했던 양원루 역시 경계대상이다.
현재 세계 랭킹 13위인 양원루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오연지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복싱은 따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 2명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한 감독은 "실력은 중국 선수보다 오연지가 낫다고 보지만, 중국에서 아시안게임을 치르니까 여러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 대회 당일 컨디션이 변수"라고 전망했다.
오연지의 시선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넘어, 내년 7월 파리 올림픽까지 향한다.
오연지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그러나 16강 첫판에서 세계랭킹 1위 출신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미라 포트코넨(핀란드)에게 판정 끝에 패해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오연지가 속한 여자 60㎏급은 준결승에만 진출해도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오연지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선수 최초의 메달 수상을 정조준한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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