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도 아끼고 좋소" 소소한 행복 싣은 완도 무료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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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타니 병원비도 아끼고, 손주 용돈도 주고깜짝 선물 받은 것 같아 좋소잉."
전남 최초 무료 군내버스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전남 완도 버스터미널.
무료 버스 시행에 따라 승객들이 앞문으로 올라 요금을 낼 필요가 없어지면서 뒷문도 개방한 것이다.
김종규 장보고전통시장상인회장은 "무료 버스가 시행되면서 도서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이 편하게, 자주 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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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교통약자 편의 증대, 상권 활성화 기대도
'보편 복지' 군, 무료버스 매년 8억 원 투입
[완도=뉴시스]김혜인 기자 = "공짜로 타니 병원비도 아끼고, 손주 용돈도 주고…깜짝 선물 받은 것 같아 좋소잉."
전남 최초 무료 군내버스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전남 완도 버스터미널.
버스엔 요금통이 사라지고 카드 단말기의 전원도 꺼졌다. 대신 유리창엔 '무료 버스' 안내문이 붙었다.
버스기사는 늘어선 대기줄을 향해 "오늘부턴 뒷문으로 타셔도 돼요"라고 안내했다.
보조기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 10여 명은 기사 안내에 따라 앞·뒷문으로 분산돼 버스에 오르기 시작했다.
무료 버스 시행에 따라 승객들이 앞문으로 올라 요금을 낼 필요가 없어지면서 뒷문도 개방한 것이다.
덕분에 승차 시간도 30초~1분 가량 줄었다.
승객들은 버스에 가뿐히 올라 밝은 표정을 지었다. 곳곳에서 "공짜로 타니 깜짝 선물 받은 것 같이 좋소잉"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간 만에 버스를 탄 어르신은 지폐를 꺼내려다 사라진 요금통을 보고 "뭐여?" 라며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무료로 전환됐다는 소식을 듣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승객들은 무료 버스에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대기실에 모인 어르신들은 버스비 1000원을 모아 '좋은 곳'에 쓰겠다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버스비를 아껴 "병원을 한 번 더 가겠다", "소고기 한 근을 먹겠다", "추석때 손주 용돈을 챙겨주겠다"며 행복한 고민을 했다.
섬이나 외곽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장을 보거나 병원 진료를 위해 읍내를 찾는데, 대부분 버스비 부담이 줄어 좋다는 반응이었다.
완도 대구리에 사는 천경남(85)씨는 "다리가 아파 매일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데 약값과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며 "한 달이면 버스비도 5~6만 원인데 아낄 수 있어서 생활비 걱정을 조금 덜었다"고 말했다.
군내 버스기사 유병석(56)씨는 "배차 시간도 빨라졌고 기사들도 요금 검사 대신 안전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승객도 10%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인근 소상공인들도 교통 편의에 따른 시장 활성화 기대도 드러냈다.
김종규 장보고전통시장상인회장은 "무료 버스가 시행되면서 도서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이 편하게, 자주 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3일 "완도군 군내버스 이용객 대부분이 어르신이거나 학생 등 교통 약자인 점을 고려해 선별 복지가 아닌 보편 복지를 펼치기로 했다"며 "행정 편의와 관광객 유입 등 부수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완도군은 매년 약 8억 원을 들여 군내버스 8개 업체 35대(68개 노선)의 무료 운행을 지원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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