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시장 잡자"…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韓사랑

정원기 기자 2023. 9. 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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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커피 없인 못 살아요"] ②잇단 국내 상륙, 하반기 더 들어온다

[편집자주]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다.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하루 한잔보다 조금 더 많은 367잔으로 프랑스에 이은 세계 2위다. 커피 수입량도 세계 3위여서 '커피 공화국'이란 말도 생겼다. 국내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외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그 사이 매장 수는 더 늘어나고 있다. 해외 브랜드가 잇따라 한국 상륙을 예고한 가운데 일부 토종 브랜드는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 커피 시장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하루의 시작은 커피로"… '세계 2위' 한국인의 유난한 커피 사랑
②"세계 3위 시장 잡자"…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韓사랑
③"별다방에 밀릴 수 없다"… 잘나가는 국산 커피 프랜차이즈

한국인의 커피 사랑을 나타내듯 거리에는 무수히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있다. 주요 상권엔 한 집 걸러 한 집꼴로 커피 매장이 있는 곳도 많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매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약 5조7000억원으로 3년 전인 2018년(약 4조8000억원)과 비교해 9000억원(18.75%) 증가했다.

한국 커피 시장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맛 등을 통해 소비자 마음을 잡은 스타벅스와 파스쿠찌, 폴 바셋 외에 해외 브랜드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북미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상륙을 예고하면서 경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이유 있는 인기… '공간·맛' 차별화한 경쟁력


스타벅스와 파스쿠찌, 폴 바셋 등은 이색적인 분위기와 맛 등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 마음을 잡았다. 사진은 스타벅스 이대R점(왼쪽)과 파스쿠찌 센트로서울대점. /사진=정원기, SPC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는 단연 스타벅스다.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한 커피 전문점으로 28년 뒤인 1999년 이마트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법인을 세워 한국에 진출했다.

스타벅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국내 커피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화 전략과 특유의 깔끔한 인테리어, 굿즈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스타벅스 매출은 ▲2020년 1조9284억원 ▲2021년 2조3856억원 ▲2022년 2조5939억원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부동의 1위다.

최근엔 커피와 함께 경험·공간을 제공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더양평DTR점, 더북한강R점과 같은 '데스티네이션'(목적지) 매장이 대표적이다. 자연 경관을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처럼 활용하거나 반려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카페 등을 조성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지역 특색에 맞는 특화 매장을 지속해 오픈하고 있다"며 "더여수돌산DT점에서는 특산물을 활용한 '쑥 품은 큐브 브레드' '부드러운 쑥팥 생크림 롤' 등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SPC가 위탁 운영 중인 파스쿠찌는 커피의 고장 이탈리아 커피 맛을 강조해 인기를 얻은 브랜드다. 2002년 국내에 들어온 파스쿠찌는 현지와 동일한 커피 원두를 전통 제조법으로 추출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2021년 업계 최초로 에스프레소 바 프랜차이즈 사업을 도입했고 관련 매출은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에스프레소와 함께 젤라토는 파스쿠찌의 시그니처 메뉴다. 이탈리아 브랜드답게 질감이 쫀득하고 맛과 향은 진한 것이 특징이다. 파스쿠찌 가맹점 수는 2019년 507개에서 2년 뒤인 2021년 523개로 증가했다. 미국식 커피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 시장에서 정통 커피 맛을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

SPC 관계자는 "이탈리아 원료와 기술력을 접목해 현지의 느낌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에스프레소와 젤라토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매장으로 입지를 다진 곳도 있다. 바로 폴 바셋이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인증한 고급 커피라는 뜻으로, 폴 바셋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7% 미만의 최상급 스페셜티 커피 만을 사용한다.

폴 바셋은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 역대 최연소 챔피언 출신인 호주 국적의 바리스타 폴 바셋의 이름을 딴 커피 브랜드로 2009년 매일유업과 제휴해 국내에 1호점을 오픈했다.

폴 바셋은 엄격한 품질 관리와 브랜드 철학으로 매장을 운영한다. 전 매장 동일 제품, 동일 원재료 사용이 원칙으로 매장별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 더군다나 자체 교육 시스템을 통과한 바리스타만이 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 커피 맛이 일정하다.

주무기는 역시 원두다. 룽고, 아메리카노 등 커피 메뉴에 사용되는 폴 바셋의 시그니처 블렌드 원두는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의 풍미와 상큼한 신맛이 인상적이다. 폴 바셋 매출은 ▲2020년 813억원 ▲2021년 1075억원 ▲2022년 1456억원으로 증가세다. 120개 안팎의 매장 수를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가장 큰 경쟁력은 우수한 수준의 퀄리티가 전 매장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고객 취향에 맞춰 특화 매장을 운영하거나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줄 섰다"


캐나다의 유명 커피·도넛 브랜드 팀홀튼과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는 피츠커피는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 /사진=로이터
한국 시장은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꾸며 북미 지역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한국 상륙을 예고했다.

캐나다의 유명 커피·도넛 브랜드 팀홀튼은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 세계 15개국에 5600여개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로 국내에선 BKR코리아가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매장 개점을 위해 최근엔 인력 채용을 실시했다.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매장운영 관리직과 디자인 총괄 등을 모집했다.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는 피츠커피도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출점 장소와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5월 피츠커피 관련 6개 상표를 출원했다.

피츠커피는 원두를 오래 볶아 쓴맛을 선호하는 수요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37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지난해 말 기준 총 1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1월에는 두바이에 1호점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 배경에는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커피 소비가 많은 것이 한 몫했다"며 "시장 성장세에 따라 글로벌 커피 브랜드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MZ 사로잡은 커피향… 여대 앞부터 재래시장까지 '솔솔'


스타벅스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화 매장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국내 스타벅스 1호점 이대R점에서만 판매하는 굿즈(왼쪽)와 방치된 폐극장을 리모델링해 오픈한 경동1960점. /사진=정원기
스타벅스가 프리미엄·뉴트로(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 전략으로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사로잡았다.

1999년 7월 이화여대 앞에 한국 최초로 오픈한 1호점은 이대R점으로 재탄생했다. 이대R점은 매장 입구부터 남다르다. 금색 디자인의 동판과 현판이 고객을 반긴다.

이대R점을 즐겨 찾는다는 인근 대학생 박모씨(여·20대)는 "1호점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아무래도 매장이 예쁘게 꾸며졌다"며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굿즈 상품도 있어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일반 스타벅스 매장의 음료는 판매하지 않는 프리미엄 콘셉트로 운영된다. 1층은 러저브 매장으로 독립된 리저브 전용 바를 갖추고 리저브 음료·푸드를 선보인다. 2층과 3층은 배꽃과 커피나무 등을 표현한 이미지로 꾸며졌다.

핫플레이스와 다소 동떨어진 시장 한복판에 있는 매장도 있다. 바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다. 경동시장 본관 3층에 조성된 뉴트로 분위기의 카페로 젊은층이 즐겨 찾는다.

스타벅스는 1960년대에 지어진 경동극장을 새롭게 단장해 경동1960점을 오픈했다. 방치된 폐극장이었지만 지금은 '웨이팅'(줄서기)이 필수인 곳으로 변화했다.

연인 사이에선 필수 데이트 코스로 꼽힌다. 한 커플은 "전통시장 내에 트렌디한 카페가 있어 더욱 힙하다"며 "데이트를 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입장과 동시에 인증샷을 남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극장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특별한 느낌을 자아낸다. 내부는 계단식 극장 구조로 웅장함이 돋보인다. 나아가 영화관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스크린 빔을 이용해 주문번호를 알리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극장 형태를 최대한 유지해 옛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며 "오래된 공간을 특별한 트렌드를 가진 공간으로 변화시켜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원기 기자 wonkong9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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