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톱 대폭발' 손흥민 해트트릭, 토트넘 대역전승 이상의 '가치'

박순규 2023. 9. 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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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번리와 EPL 4R에서 원톱으로 나서 3골 폭발, 5-2 대역전승 견인
EPL '맨 오브 더 매치', 득점 4위 도약...통산 106골로 30위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2일 번리와 2023~24시즌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팀의 4번째 골을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날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EPL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번리=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터졌다. 팬들의 기대, 그 이상의 골로 화답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1)이 주장의 품격을 더한 플레이와 결정력으로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대역전승은 물론 팬들과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영국 매체와 스포츠통계매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이날의 MVP로 원톱으로 나서 미친 골 결정력을 보인 손흥민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2023~24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2-3-1전형의 원톱으로 나선 뒤 0-1로 뒤진 전반 16분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18분과 21분 연달아 추가골을 넣으며 시즌 첫 해트트릭으로 5-2 대역적승을 이끌었다.

골을 기록한 뒤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왼쪽)과 매디슨./번리=AP.뉴시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이번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리그 4경기 만의 첫 기록이자 해리 케인 이적 후 처음 토트넘의 원톱으로 선발 출장해 빈 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메웠다는 점, 올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은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절대적 신임에 보답하며 3연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 빛냈다, 냉정한 승부사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골을 기록할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나타냈으며 후반 27분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한 뒤에는 뜨거운 포옹으로 해트트릭을 축하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선 직전 경기인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에서 풀럼에 승부차기 3-5(1-1) 패배로 '광탈'한 뒤 치른 번리와 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연패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었으나 '캡틴' 손흥민이 관록이 돋보이는 경기력으로 14분 만에 동점골을 기록하며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 케인 이적 후 마땅한 스트라이커를 찾지 못한 가운데 '원톱'으로 내세운 손흥민이 미친 결정력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용병술의 무게감을 더한 경기였다.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한 홀란과 손흥민을 홈 페이지 첫 화면 톱에 배치하며 골 소식을 알리고 있는 EPL홈페이지./EPL

실제로 토트넘은 케인 이적 후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히샬리송을 원톱으로 내세우며 리그 2승 1무를 기록했으나 정작 히샬리송은 골을 넣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고심 끝에 히샬리송 대신 왼쪽 윙포워드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운 이날 번리전에서도 히샬리송은 후반 27분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뒤 공격포인트 없이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 했다.

손흥민은 이날 72분 동안 27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5차례 슛(유효슛 3)으로 3골, 키패스 1회를 기록했다. 스포츠통계전문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의 득점 기대값이 1.2골이었으나 실제로는 3골을 기록함으로써 높은 득점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평점 9.2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을 부여했으며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최고의 평점 9.6점으로 해트트릭 활약을 평가했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주며 '매우 효과적으로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시스템은 그의 경기에서 완벽하게 작동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을 팬들이 뽑은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한 EPL 홈페이지.

손흥민의 활약은 팬들의 반응으로도 나타났다. 손흥민은 4만여 명이 참여한 EPL 공식 홈페이지 팬 투표에서 58.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위 제임스 매디슨의 27.1%를 제치고 올 시즌 첫 '맨 오브 더 매치'로 뽑혔다. EPL 홈페이지는 손흥민과 함께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지난 시즌 득점왕 엘링 홀란을 톱 뉴스로 다루며 두 득점왕의 골 폭풍 소식을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2021~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올라 한국 축구의 자긍심을 한껏 높인 바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안와골절 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 했으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호주 국가대표 감독 출신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면서 절대적 신임을 받아 득점왕 당시의 폼을 되찾아가고 있다. 손흥민에게 주장을 맡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풀럼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손흥민을 내세워 성공시킬 만큼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해트트릭으로 토트넘의 3연승을 이끌며 보답했다.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하며 절대적 신임을 보여주고 있는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과 손흥민./번리=AP.뉴시스

손흥민은 이날 3골로 EPL 득점 랭킹 공동 4위로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이날 풀럼과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6골의 홀란이다. 손흥민의 진가는 3골 가운데 2골은 오른발, 1골은 왼발을 사용해 기록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했다. 세트피스나 페널티킥 골이 아닌 순수한 필드골이었을 뿐만 아니라 모두 필요할 때 꼭 골을 기록함으로써 주장과 골잡이로서의 신뢰를 더했다.

첫골 장면부터 '예술'에 가까웠다. 히샬리송 대신 최전방에 'SON톱(손흥민 원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은 0-1로 뒤진 전반 16분 미드필더 솔로몬과 월패스로 번리 수비진을 허문 뒤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상대 골키퍼가 뛰쳐나오는 것을 보고 절묘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방에서의 페드로 포로의 긴 전진 패스를 순두부 같은 트래핑으로 컨트롤한 뒤 왼쪽의 솔로몬에게 패스한 것, 솔로몬이 내준 볼을 되받아 침착하게 결정을 지은 점 등은 토트넘 팬들을 춤추게 했다.

손흥민에게 최고 평정을 부여한 후스코어드닷컴의 선수 평점./후스코어드닷컴

올 시즌 리그 4경기 만에 첫 공격포인트이자 마수걸이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3-1로 역전한 후반 18분과 21분 연달아 골을 넣으며 번리에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후반 18분엔 다시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멀티 골을 기록했고, 3분 뒤엔 페드로 포로의 장거리 어시스트를 받아 왼발로 시즌 첫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한 경기에 3골을 넣은 건 지난해 9월 17일 레스터 시티와의 2022-23시즌 EPL 8라운드 이후 약 1년 만이다. 통산 네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번리와 좋은 기억도 이어갔다. 2019년 12월 열린 2019~20시즌 16라운드 번리와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선수 6명을 따돌리는 '70m 원더골'을 기록한 뒤 한 해 최고의 골을 가려 시상하는 국제축구연맹(FIFA)푸슈카스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손흥민은 이날 3골을 추가하며 EPL 통산 106골 고지를 밟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디디에 드로그바(104골)를 앞질러 EPL 역대 득점 순위 30위에 이름을 올리는 역사적 기록이다. 리그 3연승으로 4경기 무패행진(3승1무)을 이어간 토트넘은 4연승의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은 FIFA A매치 데이를 맞아 9월 유럽원정에 나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토트넘은 오는 16일 오후 11시 셰필드와 홈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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