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쓰는 스틸형제' 넥스틸·아주스틸… 공모가 밑에서 '허우적'

김동욱 기자 2023. 9. 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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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틸과 아주스틸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구주매출 주체는 아주IB투자와 원익파트너스로 구성된 재무적 투자자(FI) 넥스틸홀딩스다.

넥스틸홀딩스는 2021년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등으로 넥스틸에 총 465억원을 투자해 넥스틸 지분을 26.2%(상장 전·585만2000주)까지 확대한 바 있다.

넥스틸홀딩스는 구주매출 후 주식을 추가 매도하며 투자금 회수 및 차익 실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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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매출·대규모 투자 영향으로 관측
넥스틸과 아주스틸이 각각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사진은 넥스틸 포항 사무소. /사진=넥스틸 홈페이지 캡처
넥스틸과 아주스틸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각각 높은 구주매출 비중, 실적 대비 과도한 투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넥스틸 종가는 지난 1일 982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1만1500원) 대비 14.6% 하락이다. 넥스틸은 지난달 2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등락을 반복하며 우하향하는 중이다.

넥스틸 주가 하락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던 탓으로 보인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가진 주식 일부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의미한다. IPO로 확보한 자금이 기존 주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악재로 여겨진다.

넥스틸은 전체 공모 물량의 47.9%(335만주·385억원 규모)를 구주매출했다. 구주매출 주체는 아주IB투자와 원익파트너스로 구성된 재무적 투자자(FI) 넥스틸홀딩스다.

넥스틸홀딩스는 2021년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등으로 넥스틸에 총 465억원을 투자해 넥스틸 지분을 26.2%(상장 전·585만2000주)까지 확대한 바 있다.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넥스틸홀딩스는 구주매출 후 주식을 추가 매도하며 투자금 회수 및 차익 실현에 나섰다. 지난 23일까지 주식 매도를 통해 넥스틸 지분을 6.1%(159만2000주)까지 낮췄다. 넥스틸홀딩스의 넥스틸 주식 의무보유 물량은 125만1000주다. 주식 의무 보유 기간(상장 후 한 달)이 지나면 대규모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IPO 주관사인 하나증권도 넥스틸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IPO 기간 일반 투자자 등에 배정됐던 물량 중 소화되지 않은 주식(163만7685주·188억원 규모)을 떠안았다. 기존 보유 주식까지 합치면 넥스틸 지분이 6.7%(173만7685주)에 달한다. 한 달의 보호예수가 걸린 10만주 외의 물량은 공모가를 웃도는 시기에 정리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아주스틸, 실적 악화·투자 확대 맞물리며 부담↑


아주스틸 건물 전경. /사진=아주스틸 홈페이지
아주스틸 종가는 지난 1일 828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1만5100원)보다 45.2% 내렸다. 상장 첫날인 2021년 8월20일 종가(3만3500원)와 비교했을 땐 75.3% 하락했다.

실적 대비 과한 투자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아주스틸은 1년 넘게 실적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했다.

아주스틸은 올 상반기 매출 4322억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2.8% 줄고 적자 전환됐다. 전년보다 악화했던 지난해 실적이 올 들어 더 꺾였다. 아주스틸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 전년도 흑자(553억원)의 10분의1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

실적이 악화했지만 설비투자 규모는 커졌다. 올해 김천공장 2차투자, 멕시코 4공장 건설 등에 총 1658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예정된 투자 계획(1327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확대됐다. 2022년 투자금(1548억원)과 견줬을 때는 7.1% 늘었다.

투자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아주스틸은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에 사용되는 컬러강판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가전업계에 불황이 덮쳤다.

글로벌 시장 정보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은 전년 대비 10% 역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2021년 가전 수요가 증가한 뒤 가전 교체 시기가 다가오지 않은 탓이다.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과 겹쳐 한동안 수요가 살아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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