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안 팔리는데 LCD 패널값은 올라… “소비 침체 장기화에 기세 꺾일 것”

최지희 기자 2023. 9.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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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모든 크기의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패널 제조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공급을 조이고 있는 데다 중국 TV 제조업체들이 패널값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주문을 늘려온 영향이다.

옴디아는 재고가 쌓인 중국 TV 업체들이 패널 공급사와 가격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협상이 만족스럽게 진행되지 않으면 당장 9월부터 패널 구매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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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TV 패널값 바닥 찍고 이미 60% 이상 상승
판매 부진에 TV 제조사 재고 쌓여… “9월부터 가격 둔화”
중국 TV 회사 하이센스의 LCD TV./하이센스 웹사이트 캡처

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모든 크기의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패널 제조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공급을 조이고 있는 데다 중국 TV 제조업체들이 패널값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주문을 늘려온 영향이다. 그러나 TV 수요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인 중국 TV 제조사들이 패널 구매량을 줄이고 있다. 이에 연말을 앞둔 성수기임에도 당장 올 3분기 말부터 일부 패널의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9월 바닥을 찍은 후 올 8월까지 60% 넘게 올랐다. 올 8월 55인치 4K(초고해상도) LCD TV 패널 가격은 133달러로 한 달간 약 3% 올랐다. 역대 최저를 찍은 지난해 9월(81달러)과 비교하면 약 64% 상승했다. 65인치 4K LCD 가격도 전달보다 약 2.3%, 최저값(106달러)보다 약 66% 오른 176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대중적인 두 크기의 LCD 패널값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 중이다.

그래픽=정서희

하지만 이달부터는 패널 공급이 수요를 앞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올 9월 65인치를 제외한 모든 LCD TV 패널 가격이 지난달과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패널 업체들은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공급을 늘리고 있으나, 정작 구매자인 TV 업체들은 지난 2~3분기 초 예상보다 많은 양의 패널을 산 뒤 구매량을 줄이는 추세다. 업계는 지난해 말 60%를 밑돌던 패널 제조사의 평균 가동률이 올 3분기 들어 8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패널 공급이 늘어난 상황에서 큰손 고객인 중국 TV 업체들은 패널 구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 TV 업체들은 시장 상황과 별개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TV 출하량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와중에 패널 가격이 오르자, 중국 TV 업체들은 제조 원가가 더 오르기 전에 패널 구매를 확 늘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AVA레보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11대 TV 업체가 구매한 TV 패널은 최근 2년 사이 가장 많은 물량인 4950만대에 달한다. 이미 만들어 놓은 TV와 확보한 패널은 많은데 TV가 팔리지 않자, 중국 TV 업체들은 출하량을 일부 줄이고 패널 구매에도 신중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옴디아는 재고가 쌓인 중국 TV 업체들이 패널 공급사와 가격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협상이 만족스럽게 진행되지 않으면 당장 9월부터 패널 구매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2분기 LCD TV를 역대 최대(725만대) 수준으로 출하해 세계 출하량 2위를 기록한 중국 TV 업체 하이센스의 재고는 지난 5월 기준 8주치를 넘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하반기 하이센스의 TV 출하량과 패널 구매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업체와 달리 TV 출하량 확대에 보수적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 3분기 이후 패널 구매를 줄여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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