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홍콩ELS 2조 손실 터진다… 발행액 7개월 만에 1조원대로 ‘뚝’

정현진 기자 2023. 9.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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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ELS는 여러 개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많은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부진해지면서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총 3조원 규모의 상품이 6개월 내 만기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발행된 ELS 중 홍콩H지수와 연계되면서 내년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은 총 3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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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ELS는 여러 개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많은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부진해지면서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총 3조원 규모의 상품이 6개월 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홍콩증시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년 상반기에만 최대 2조원의 손실이 확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기상환 실패 및 투자심리 악화 때문에 지난달 ELS 발행액은 7개월 만에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외관./조선DB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액은 지난 4월 3조6778억원에서 5월 2조9133억원, 6월 2조6155억원, 7월 2조2626억원, 8월 1조9018억원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ELS발행액이 1조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ELS는 만기일 내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이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기초자산은 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닛케이225지수, 코스피200지수, HSCEI지수 등 주가지수로 구성된다. 일정 조건이란 통상 기초 자산의 가격이 정해진 수준(녹인 배리어) 이상일 때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3년 내 코스피 지수가 현재 수준의 80% 이상이면 약속된 이익을 받는 식이다. 만기 전까지 3~6개월마다 정기 평가를 진행한 뒤, 평가일에 조건을 만족하면 수익과 함께 원금을 조기 상환한다.

하지만 만기일까지도 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 최대 100%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기초자산 수가 많은 상품이라면 그중 하나라도 수익 조건을 달성하지 못할 때 상환 조건이 미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ELS 상품 중 기초자산이 3개 이상인 상품이 80%가 넘는다.

ELS 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건 홍콩H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품에 대한 원금 손실 우려 때문이다. 올해 들어 홍콩H지수가 곤두박질치면서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ELS가 늘었다. 홍콩H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본토 우량 기업 50여개의 주가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 지수다. 홍콩H지수는 31일 기준 6332.82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7.34% 떨어진 수준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발행된 ELS 중 홍콩H지수와 연계되면서 내년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은 총 3조원에 달한다. 가입액이 3조원이고, 당시 지수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손실액은 1조5000억~2조원으로 추정된다. ELS의 만기가 보통 3년인 만큼 2021년 1~2월에 발행된 상품이 대부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찾아온 2021년 당시 홍콩H지수는 1만2000선으로 치솟으면서 발행액이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자, 기대 수익률이 높은 ELS가 인기를 끌었다. 2021년 1~2월 두 달간 ELS 발행액은 9조1992억원에 달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가 작년 6~7월부터 폭락하면서 관련 ELS가 조기상환에 계속 실패하고 있는데, 내년 1~2월 홍콩H지수가 8000을 넘지 않으면 이례적인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다른 상품 투자에도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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