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오염수’ 집회... 이재명 호소에도 5000명으로 줄었다
온라인선 교사 집회와 비교 사진 화제
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일본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에 5000명 남짓한 인원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회 전부터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독려·참석하고 기본소득당, 진보당과 전문 시위 단체가 앞장섰음을 감안할 때, 오염수 이슈가 동력을 상실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등 야(野) 3당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과 함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를 열어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달 26일 1차에 이은 2주 연속 대규모 주말 장외 집회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5000~6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차 집회에서는 7000명으로 추산했는데, 그보다도 참석자가 준 것이다. 지난주에 함께했던 정의당마저 다른 장소에서 정당 연설회를 별도로 열면서 이 집회에서 이탈했다.
이재명 대표는 단식 중에도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해 모여달라고 지지자들에게 독려하고, 이날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규탄!’이라고 쓰인 손 피켓을 들고 무대에 올라 “외국이 대한민국 영토를 침범하고 해양 주권을 침범하면 당당하게 대통령이 나서서 ‘이건 아니다, 방류를 중단하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꿈꾸는 나라를 비록 이루지는 못했을지라도 나라가 과거로 퇴행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역사적 퇴행과 민주주의 파괴를 막고 국민이 진정한 주권자로 존중받는 민주 공화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해 모여 달라”며 “내일(2일) 오후 4시 세종대로에 함께해달라.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오염수 투기 공범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박광온 원내대표, 박찬대·서영교·정청래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도 자리를 채웠다.
민주당은 집회에 앞서 당 차원 동원령도 내렸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달 30일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로 전국 17개 시도당위원장에게 토요일인 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지난주에 이어 열리는 대규모 장외집회에 지역위원회별로 참석하라는 공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수 규탄 집회는 현장 사진으로 보기에 같은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 참석 인원과도 확연히 차이나는 모습이었다. 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 경찰 추산 1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모였다.
광우병 집회, 조국 수호 집회 때와 비교해도 이번 오염수 규탄 집회는 참석 인원이 적은 편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최다 인원이 운집한 6월 10일에는 경찰 추산 8만명, 주최 측 추산 70만명이 모였다.
조국 수호 집회 당시에는 국민의힘이 추산한 참석자 인원만 해도 최소 5만명이었다. 지난 2019년 9월 28일 관련 집회에 주최 측은 약 150만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는데, 당시 참석자들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서초역까지 약 500여m 길게 늘어섰고, 8개 차로 가운데 4개 차로를 채웠다.
대정부 집회가 ‘이 대표 방탄 집회’로 전락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여성 중심 커뮤니티 사이트 ‘82쿡’에도 이런 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집회 화력이 안 붙는 이유는 다 이재명 방탄 민주당 때문이다. 국민들도 짜증 나서 더 이상 힘 보태주기 싫어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서명창에 이재명 사진으로 도배해놨던데, 그런 서명창마저 이재명 홍보를 하는데, 서명이나 집회 나가면 이재명 지지자인 것을 인증하는 걸로 보인다”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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