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실물경제] “中침체 예상보다 여파 커…‘상저하고’ 위태”

2023. 9. 3. 05: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수출 출하 약 36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
이미 對中 수출 기업 32.4%…침체 여파 받아
사진은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하반기 경기 반등의 초석으로 봤던 중국 경제가 오히려 침체하면서 실물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제조업 수출 출하는 약 36년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고, 재고율도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침체가 실물경제, 특히 수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중국 고속 성장세가 점차 기조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수출 출하는 전월대비 14.5% 격감했다. 1987년 8월 15% 감소 이후 35년 11개월만에 최대 폭 감소다. 수출 길이 막히면서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도 전월대비 11.6%포인트 급등했다. 7월 재고율은 123.9%에 달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 재고는 재고 수준 자체보다 재고율이 많이 상승했다”며 “기대했던 것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출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견해도 대체로 일치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장 차이나 리스크가 전염되는 경로는 금융시장이고, 그 다음 문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중국 경기 침체가 이미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중국 경제 동향과 우리 기업의 영향’ 자료에 따르면 응답 기업(대(對)중국 수출기업 302개사)의 32.4%는 매출 등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50.3%는 중국 경기 불안이 장기화 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답기업의 37.7%는 중국 시장 실적이 연초 목표 대비 ‘저조하다’고 밝혔고, 14.7%는 ‘매우 저조하다’고 답했다 향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79.0%가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그 원인으로는 산업생산 부진(54.5%)과 소비 둔화 추세(43.0%)를 꼽았다.

당장 실물경제 측면에서 단기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중국 경제가 휘청이면서 수출 대금 회수에 어려움이 생긴 기업들을 살펴야 한다. 정부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역할이 강조됐다.

주원 실장은 “큰 기업들은 중국 시장이 어렵더라도 버칠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 수출이 위험할 수 있고 대금을 못 받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가 그런 애로를 파악하고 최대한 버틸 수 있도록 무보가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론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특히 중국 경기 침체가 단기간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고, 초고속 성장세가 끝났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경제 위기론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단기내에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로 관련 불안이 복합적으로 성장을 제약하는 현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장기 원리금 분할 상환 구조 등으로 단기내 거품 붕괴 가능성은 낮으나, 중국경제 최대 잠재 리스크로 재정·투자·소비 등 경제 전반의 하방압력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도 ‘대중국 수출부진과 수출시장 다변화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수출부진이 장기화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외 수출 시장 발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경기 수축은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31일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6월 49, 전달 49.3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4월 49.2를 기록하며 50 밑으로 떨어진 뒤 5개월 연속 50 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일시적인 요인들이 크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기조적인 경기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중국 부동산 사태 등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외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하반기 성장모멘텀을 보강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