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 중심 수도권 주택 매매가 견인… 분양시장 침체는 여전

정영희 기자 2023. 9. 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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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이 발표한 '2023년 8월 KB 주택시장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9% 하락했으며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일부 지역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전국 분양물량은 약 1만8000가구로 지난해(월평균 3만1000가구)의 절반에 그쳤다./사진=뉴스1
고금리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증대되며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책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찾는 모습이다. 주택 매매가격의 하락 속도가 느려졌으며 미분양 아파트 등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안정화 기조로 접어들었단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세 사기에서 시장된 보증금 미반환 이슈가 계속되며 전세시장은 매매시장에 비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3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연초 이후 하락폭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아파트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7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0.19%로 지난해 8월 이후 1년간 하락장에 머물렀으나 올해 초부터 7개월 연속 낙폭이 좁아지고 있다. 가격이 상승하는 지역도 일부 존재하며 시세총액 상위 50개 아파트(KB선도아파트50)의 가격 변동률은 지난 5월(0.10%)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돼 지난달 1.00%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가격 하락폭이 5개 광역시에 비해 작으며 서울은 2개월 연속 0.2% 이내 하락률을 보이는 등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세종은 주요 도시 중 유일하게 지난달 가격이 올랐는데, 이는 2021년 7월 이후 24개월 만이다.

매매 가격은 대부분 지역에서 내렸다.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올라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25개구 중 최근 3개월 아파트 가격 누적 변동률이 오른 지역은 강남과 송파다. 도봉, 중랑 등은 지난 세 달 동안의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월평균 1% 이상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연초 이후 더딘 회복세를 드러냈고 매매가격전망지수도 비율이 다소 축소되었을 뿐 하락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연초 대비 매수세가 일부 회복되면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있으나 매매가격 상승세는 일부 아파트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의 경우 올 상반기 하락폭이 빠르게 둔화됐으나 지난 7월(-0.24%) 들어 6월(-0.22%) 대비 그 폭이 늘어났다.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인천에서 하락률이 높았으며 지방에서는 울산의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2월 이후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하던 세종은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올랐다.

7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1년 전(2021년 7월) 대비 4.7%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은 "수도권은 전체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2년마다 갱신되는 전세 특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보증금 반환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전세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됐긴 했지만 2021년 하반기 전세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보증금 반환 차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2592가구로 직전 1년 평균 대비 34% 증가했으며, 수도권(47%)이 비수도권(25%)보다 빠른 거래 회복세를 나타냈다. 급매물이 소진되고 주택가격이 회복되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은 월평균 5만가구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지난 10년간 평균 거래량(월 7만8000가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주택 투자 수요는 많지 않은 상태로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거래 위축 가능성은 낮지만 위축 상태가 계속되며 거래량 회복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관할 시·도 외 거주자 거래 비중이 적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데다 거래 주택 유형도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다.

청약 경기 회복과 미분양 감소에도 분양물량은 최저 수준에 머무르며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아파트 분양물량은 약 1만8000가구로 지난해(월 평균 3만1000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요 위축과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 등으로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들며 전체적인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졌으나 지역·단지별 청약 경쟁률 격차는 확대됐다. 전북, 강원 등 도 지역에서도 위치가 좋고 분양가가 낮은 단지에는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

분양물량이 감소하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6388가구로 4개월 연속 완만한 내림세를 드러냈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은 "대구, 인천 등 미분양 아파트 적체율이 높은 지역에서 큰 폭으로 줄었지만 양극화가 뚜렷한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분양물량이 증가하면 미분양 아파트 리스크가 다시 확대될 확률이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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