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살아있는 전설, 험난한 환경서 견고했다"…5G ERA 1.50, 류현진 몸값 오르는 소리 들린다

박승환 기자 2023. 9. 3. 05: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험난한 환경에서 견고했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76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승리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음에도 승리와 연이 닿지 못했지만, 제 몫은 완벽히 해낸 투구였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1년 이상의 재활 기간을 가진 류현진은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대결에서 빅리그로 돌아왔다. 첫 등판에서는 5이닝 동안 9개의 피안타를 맞는 등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역시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류현진의 진가는 두 번째 등판부터 나왔다.

류현진은 지난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에서 강습타구를 맞는 아찔한 사고를 당하면서 본의 아니게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지만,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이며 '코리안 몬스터'가 돌아왔음을 알렸고, 이후 시카고 컵스-신시내티 레즈-클리블랜드와 맞대결에서 모두 5이닝 2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3연승을 질주했다. 그리고 이날 4연승 도전에 나섰다.

최근 류현진의 투구 내용을 고려했을 때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콜로라도 로키스는 걸림돌이 될 상대는 아니었다. 문제는 '환경'이었다.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는 쿠어스필드는 다른 구장에 비해 비거리가 더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류현진 또한 통산 쿠어스필드에서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로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 절정에 달했던 류현진은 견고했다.

류현진은 1회 시작부터 콜로라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2회 또한 라이언 맥마혼-브랜든 로저스-헌터 굿맨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 또한 깔끔하게 봉쇄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꼽자면 류현진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불펜의 실점과 3회 맞은 피홈런이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한 류현진은 3회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놀란 존스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시작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엘레우리스 몬테로와 맞대결에서 4구 연속 체인지업을 구사했는데, 1B-2S에서 던진 4구째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쪽으로 형성됐고, 이 실투가 선제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이후 류현진은 찰리 블랙몬에게 볼넷, 에제키엘 토바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1사 2, 3루 위기에서 엘리아스 디아즈를 투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고, 맥마혼을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4회에는 앙헬 에르난데스 주심의 석연치 않은 볼판정 속에 다시 한번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내줬던 몬테로를 병살로 돌려세우며 다시 한번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두 차례 큰 위기를 극복한 류현진은 5회 브렌튼 도일-블랙몬-토바로 이어지는 타선을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묶으면서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류현진의 역투 속에 토론토는 2-2로 맞선 6회초 공격에서 '영혼의 단짝' 대니 잰슨이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켰고, 류현진은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6회말 수비에서 토론토가 리드를 빼앗기게 되면서 류현진은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개인 승리를 손에 넣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류현진은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론토는 소중한 승리를 수확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빅리그로 돌아온 뒤 6번의 등판에서 팀이 5승을 거두는데 일조하면서 '승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향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극찬./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를 극복한 류현진에게 현지 언론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이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는데, 쿠어스필드가 아니라면 7이닝 무실점 투구에 맞먹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투구를 할 수 있었지만, 불펜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던 만큼 더 이상 밀어붙일 필요는 없었다"고 류현진의 투구를 극찬했다.

토론토 구단 또한 제대로 신이 났다. 지난달 21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시즌 2승째를 거둔 후 "류현진 폼 미쳤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던 토론토 구단은 SNS에 다시 한번 류현진의 투구 영상을 올리며 "류현진이 복귀한 이후 평균자책점은 2.48"이라며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국 'CBS 스포츠' 또한 "류현진은 콜로라도전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3회말 에제키엘 몬테로에게 투런홈런을 맞았지만, 류현진은 콜로라도의 험난한 환경에서 견고했다"고 칭찬하며 "류현진은 최근 5경기에서 등판 때마다 5이닝 2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24이닝 동안 20탈삼진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다음 선발 등판이 유력한 수요일(한국시각 7일) 원정 경기에서도 좋은 시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번의 토미존 수술만으로도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류현진은 무려 두 차례 큰 수술을 극복, 훌륭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둔 류현진의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