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포항 부활 일기 미스터리…부활 일기는 왜, 누구에 의해 쓰였나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부활 일기는 누구에 의해 왜 쓰였나.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백골과 코헨 가돌 - 포항 부활 일기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포항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했다.
2004년 경기도 용인의 한 사회복지 기관 건물 지하에서 5년 전 실종된 남성을 찾았다. 실종 당시 49세였던 그는 완전히 백골이 된 채 건물 지하의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몹시 야윈 채로 백골이 된 송 씨의 위에서는 음식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그가 발견된 곳은 죽음의 비밀로 가득했다.
종교 전문가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모든 시설이 다 갖춰져 있던 지하시설은 오롯이 송 씨를 위한 공간이었다는 것.
송 씨는 불교와 기독교의 교리 중에서 자기를 신으로 만들 수 있는 교리 짜깁기해서 송모씨 유일신교를 만들었고, 비밀공간은 바로 그의 신전이었다. 그리고 이를 만든 것은 바로 그의 신도들.
해당 건물의 관계자였던 신도들은 송 씨의 기치료 입소문을 듣고 그를 따르게 되었고, 그가 많은 이들을 치료하고 싶어 하자 그를 위해 장애인 기관을 설립했다.
그런데 지하 공간에는 특이한 것이 하나 있었다. 지하 공간 가득 수백 명이 수년간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저장되어 있었던 것. 이는 바로 신도들이 종말을 대비해 모아둔 것이었다. 송 씨는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었던 것.
세상이 끝나더라도 송 씨의 교리만 따르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종말을 대비했던 신도들. 그런데 이들은 송 씨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지하 신전을 봉쇄했다.
이는 2대 교주 이 모씨 때문이었다. 그는 송 씨의 죽음을 5년간 숨기고 신도들에게 그가 신전에서 기도 중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2대 교주는 송 씨의 유언을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씨는 송 씨의 부활을 믿었고, 이에 그가 다시 세상에 나올 때까지 조직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이 씨는 아직도 송 씨의 시신이 발견된 건물에서 지내고 있다. 또한 현재 지하 공간은 지자체에서 봉쇄했다.
이 씨는 당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새 몸을 받아서 오마" 하고 말씀하셨다 라며 송 씨의 부활을 믿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 지난해 6월, 경북 포항시의 한 다세대 상가건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악취가 풍겨 나오고 바퀴벌레 등 벌레들이 떼를 지어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이에 주민들은 냄새와 벌레의 근원지를 추적했고, 이는 건물의 한 세입자의 집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웃들의 항의에 집주인은 뒤늦게 이 집을 찾아갔고, 안 방에서 세입자 박영광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백골이 되어 침대에 반듯이 누운 박 씨는 속옷만 입은 채로 발견되었다. 백골화 진행이 꽤 되었고, 목격 시점도 정확하지 않아 사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시신.
이에 국과수는 보통의 부검과는 어려운 부검이었다고 했다. 사망 시기뿐만 아니라 사인도 알기 어려웠던 이 시신은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고 치명적인 외상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은 방 안에서 발견한 단서로 그의 사망 시점을 추정했다. 방 안에서 일기장이 하나 발견되었는데 이는 사망한 박 씨의 것이 아닌 그와 함께 동거한 이가 작성한 것이었다.
일기장에는 박 씨가 의식이 없다는 2020년 6월 3일의 기록부터 2021년 5월까지 박 씨를 관찰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경찰은 박 씨의 사망 시점이 2020년 6월 3일이라 추정하게 된 것.
그리고 일기를 쓴 박 씨의 동거인 이다윗 씨는 기도를 열심히 하면 박 씨가 깨어날 것이라며 그의 부활을 믿으며 일기를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사망 한 달여 전부터 건강이 악화된 박 씨, 그리고 이 씨는 박 씨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집 월세까지 내가며 그의 부활에 집착했다.
제작진이 입수한 일기장에는 '가돌 코헨'이라는 단어가 수차례 등장했다. 사실 이는 히브리어로 '대제사장'이라는 뜻을 가진 '코헨 가돌'을 잘못 표기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일기장 속에서 이 인물은 신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었다. 또한 경찰 수사 결과 박 씨의 시신에 대한 관찰 일기를 기록하라고 지시한 것도 바로 가돌 코헨이었다.
그리고 이는 바로 변사자 박 씨의 형님이었던 박찬양 목사를 지칭하고 있었다. 후에 경찰은 박 목사를 소환했고, 그는 이다윗에게 자신이 시킨 게 맞다며 그의 선처를 부탁했다.
사망한 박 씨와 이다윗 씨는 박찬양 목사의 신도였다. 그리고 그는 시한부 종말론자였다. 종말은 지진으로 올 것이며 자신을 믿어야만 한다고 주장한 박 목사.
그는 모든 행동이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행동하고 기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동생이 죽은 것이 아니라는 음성을 들었고, 이에 소명에 따라 기도를 했다는 것.
그렇다면 이다윗은 왜 박 목사의 말을 맹신했던 걸까. 그는 그의 말에 따라 아토피가 낫는 치유의 은사를 경험하고 그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짚어준 대학에 응시에 합격까지 하고, 그의 말대로 취업까지 하며 그를 따르게 되었다는 것.
그를 따른 신도들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신도들의 다수는 신학교에 다니던 대학생들이었다. 신도들은 박 목사의 말을 믿고 식량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다고. 종말을 믿고 종말을 대비했던 것이다.
과거 그의 신도였던 제보자는 그에게 깊이 빠진 이유에 대해 치유의 경험을 하고 믿음이 생긴 상태에서 그의 종말론을 듣게 되었고, 목사직을 걸고 하는 그의 말을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박목사는 1인 2역 하는 것처럼 매 순간 즉답을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주님에게 물어보겠다고 답을 대신했다.
박 목사는 성경 속 묘사가 종말에 대한 이야기라 주장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 대해서는 성경에서 말하는 희년 2015년 10월 3일을 디데이로 지목했다.
성경에서 회복과 기쁨의 해인 희년을 그는 종말의 시점이라고 한 것. 그리고 그 근거로 개기월식, 지진 등 자연재해를 들었다.
그의 주장은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온 한 해외의 예언가의 이야기와도 닮아있었다. 이에 전문가는 이것이 바로 이단, 사이비 종교의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에 대한 헛된 믿음을 깨닫고 떠난 이들, 하지만 이다윗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시기는 틀렸지만 결론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남았다"라며 하나님의 뜻이니 무조건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박 목사의 말을 따랐다고 했다.
종교 전문가는 서로의 거짓을 덮어주는 수단이 되는 시한부 종말론과 부활을 언급하며 이들이 작성한 부활 일기는 다른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용한 자료라고 해석했다.
눈으로 확인한 것인 일기를 통해 또 다른 추종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는 "이 일기의 주인공은 작성자가 아니라 신, 박 목사다. 이 안의 내용은 경전에 준하는 내용들"이라고 부연했다.
과거 연천 종교 단체 부활 사건에서도 신도들을 믿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던 일명 소생 일지라 불리었던 부활 일기.
당시 관계자들은 허구의 기록으로 신도들을 속여 거액을 헌납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조사 결과 교주가 생명수라 일컫던 기적의 물은 지하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죽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들의 약점 이용했다. 박 목사 역시 그랬던 것 아닐까.
박 목사는 이다윗에게 구두로만 기도를 열심히 하자면서도 동생의 집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는 "정신적으로 설명한다면 조현형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신도가 삶을 착취당한 측면이 있으나 목사 입장에서는 청년에게 필요한 과정이라 확고하게 믿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종교 관계자는 이다윗에 대해 그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방조자인지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 사건을 "가해자가 없는 사건"이라 결론지었다.
사이비나 이단에 빠지는 이들의 공통점은 공통점이 없다는 것. 잘못은 속은 자가 아닌 속인 자에게 있다.
동생 사망 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박 목사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인류를 구할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생의 시신은 인수하지 않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잘못된 믿음과 헛된 소망만으로 사람에 대한 사랑을 외면한 그에게 어떤 신도 고귀한 사명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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