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흉악 범죄에 '사형제' 쏠린 눈...헌재 판단은?
[앵커]
최근 흉악 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형 제도 존폐와 집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형제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3번째로 올라있는데, 오는 11월 퇴임을 앞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체제에서 결론이 날지 관심입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교정 당국에 사형 집행시설을 일제히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전국에 사형 집행 시설을 갖춘 곳은 서울구치소와 부산구치소, 대구교도소와 대전교도소까지 모두 네 곳입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지난달 30일) : 지난 어떤 정부도 사형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입장을 정한 바는 없습니다. 외교적 문제가 있을 수 있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주권적 결정입니다.]
거리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인 조선부터, 등산로에서 성폭행 살인을 저지른 최윤종까지.
연이은 끔찍한 범죄에 사형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진 데 따른 거란 해석이 나오는데,
헌법재판소도 사형제 유지 여부를 세 번째로 심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구형받은 피고인은 '사형제 위헌법률심판'을 헌재에 청구했습니다.
지난해 7월 열린 공개 변론에선 사형제 존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청구인 측은 국가가 생명권을 침해하는 것에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거라며,
생명권은 기본적으로 국가 이전의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참고인으로 나온 전문가도 사형제가 흉악 범죄를 예방하는지 증명되지 않았다며, 위헌성에 힘을 보탰습니다.
[고학수 / 서울대 로스쿨 교수 (당시 헌재 직권 참고인) :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국내적으로 실증적 분석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 분석이 앞으로 사실은 되게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사형을 통해 사회악을 영구히 제거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고,
반인륜 범죄에 대한 공분 등 '응보적 정의'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생명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맞섰습니다.
법조계에선 헌법재판소가 오는 11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하기 전 결론을 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앞서 헌재는 지난 1996년과 2010년, 사형제에 대해 2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한꺼번에 23명을 사형시킨 뒤
26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헌재가 세 번째 심리에선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관심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송보현
그래픽 : 이원희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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