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견 천사백여 마리 구조…“배 갈라 새끼만 꺼냈다”
[앵커]
경기도의 한 반려견 번식장에서 학대 받던 개 천 4백 여 마리가 구조됐습니다.
배가 절개된 어미 개를 비롯해 죽은 개의 사체도 냉동고에서만 백 구 가까이 나왔는데,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번식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좁은 철창 안에 수십 마리의 개들이 빽빽하게 갇혀 있습니다.
다친 상처는 방치됐고 털은 군데군데 빠져 있습니다.
대소변과 사료는 그대로 뒤섞였습니다.
냉동고에는 신문지에 싸인 사체가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열어보니 배가 갈라진 어미 개가 보입니다.
[서나경/동물구조단체 '위액트' 구조팀장 : "뱃속의 아이는 있는데 이 아이는 아직 상품 가치가 있는 아이다 보니까 문구용 커터 칼로 배를 갈라서 새끼만 꺼내서…"]
냉동고에서만 사체가 100구 가까이 발견됐고 뒷산에 묻힌 사체까지 수백 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학대 제보를 받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동물보호단체들이 남아있는 개 1,400여 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내부 고발자는 이 참혹한 현장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딱 죽지 않을 정도만 먹이고 새끼를 뽑아냈다, 사체는 얼린 뒤 뒷산에 묻으라고 지시했다, 아픈 개는 주사를 놓아 불법 안락사시켰다…
'정식 허가를 받은 반려견 번식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했던 업주는 실랑이 끝에 동물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김현지/동물권행동 '카라' 정책실장 : "약 사백 마리 정도로 신고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마리 수가 너무 많은 거예요. 복도가 없을 지경이었거든요."]
구조된 개들은 지자체와 동물보호단체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옮겨졌습니다.
경기도 특사경은 해당 번식장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 추가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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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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