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수류탄으로 애국교육?’···러, 이달부터 새 교육과정서 가르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18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자국 국민에 대한 ‘애국 교육’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거의 매일 수도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이 시도되면서 청소년에게는 기초 군사훈련 교육까지 도입한다.
2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1일 시작된 새학기부터 고등학생(10~11학년)용 역사 국정교과서를 새로 발간해 배포했다. 1945년부터 21세기까지 역사를 다룬 이 교과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특별군사작전’, 크림반도 병합 등과 관련한 러시아의 명분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르게이 크랍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11학년 새 교과서에 대해 “특별군사작전, 우리의 영웅들, 최전방에 있는 특별군사작전 군인들,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등 우리나라에 새로 들어온 지역들에 대한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교육부에 따르면 5∼9학년을 위한 국정 교과서 발간 작업도 내년 즈음 끝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새 교과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찬양하고 2014년 크림반도 합병에 대해서는 ‘역사적 정의가 회복됐다’고 묘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반대가 금지된 초국가주의 국가’, 미국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주요 수혜국’으로 설명했다.
또 표지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 사진으로 장식돼 있고, 특별군사작전을 설명하는 페이지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이 삽입됐다.
러시아 새 교육과정에는 청소년에 대한 기초 군사훈련 교육도 포함됐다. 응급처치·스포츠 교사인 옐레나 소바치키나는 AFP 통신에 “15∼18세 학생들에게 전술 훈련과 전투 드론 등에 대한 이론적인 훈련을 소개해 군 복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자 고등학생들은 칼라시니코프(AK-47) 소총과 수류탄 사용법을 배우고, 여학생들은 전장에서의 응급 처치를 교육받을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도 애국 교육에 직접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새 학년 시작을 기념해 1일 분야별 우등생 30명을 초청해 열린 공개 수업 행사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가 ‘천하무적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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