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찾아 '노리치 1년 임대' 황의조, 경쟁자는 누구?...미국 공격수-번리 출신 피지컬 괴물과 경쟁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노리치 시티는 2일(한국시간) 구단 페이지를 통해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황의조를 임대 영입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로 56경기를 소화했다 "라고 공식 발표했다. 새로 착용할 등번호는 31번이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 2022년 여름 노팅엄으로 갔다. 보르도에서 황의조는 두 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려 주목을 받았다. 보르도가 최악의 상황이던 2021-22시즌에도 최전방에서 분투를 하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팀은 강등이 됐다. 프랑스 리그앙 팀들이 황의조를 노렸는데, 황의조의 시선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있었다. 노팅엄이 황의조를 품었다.
노팅엄은 유서 깊은 팀이다. 1978-79시즌과 1979-80시즌 두 시즌 연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당시 유러피언 컵) 우승을 차지했던 화려한 역사를 지녔다. 다만 1998-99시즌에 강등된 다음 오랜 기간 EPL 무대로 승격하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그런 노팅엄이 마침내 돌아왔다. 2021-22시즌 노팅엄은 정규 리그를 4위로 마친 다음 승격 플레이오프 끝에 EPL에 복귀했다. 감격스러운 승격 이후 노팅엄은 타이워 아워니이, 딘 헨더슨, 무사 니아카테, 니코 윌리엄스, 제시 린가드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승격팀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공격적인 투자였다.
황의조는 곧바로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갔다. 올림피아코스에서 황의조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부진이 이어지자 스쿼드에서 빠졌고 겨울 이적시장에 FC서울로 오며 K리그에 돌아왔다. 단기 임대였다. 지난 6월을 끝으로 황의조와 서울이 체결한 임대 계약이 만료됐다. 수원 삼성과 치른 슈퍼매치는 황의조에게 있어 고별전이 됐다.
당시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축구를 하면서 처음 겪어본 것 같다. 그 시간 동안 스스로 성장했고 어떻게 하면 좋은 선수가 될지 정말 많이 생각했다. 서울에 오고 나서 정말 과분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으며 축구를 했다. 좋은 팀원들, 감독님, 코치님들, 스태프분들까지 아낌없이 사랑해 주셨다. 서울이라는 팀에서 어떻게 하면 나라는 선수가 더욱 발전할지 많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며 서울 생활을 돌아봤다.
앞서 6월 A매치 엘살바도르전 이후에도 다음 커리어를 어떻게 선택할지 기준에 대해 묻자 "도전이다. 늦은 나이에 유럽에 진출했고 오랫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며 좋은 경험들을 쌓았다. 소속팀(노팅엄)에 돌아가 다시 도전하고 스스로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하며 유럽 도전 의지를 천명했다.
서울에서 황의조는 안익수 감독 믿음 아래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데뷔골은 6라운드 대구FC 원정에서 나왔다. 이후 8라운드 수원전, 1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1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 골망을 흔들며 '수호신(서울 서포터스)'를 환호에 빠뜨렸다.
서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린 황의조는 다시 노팅엄으로 갔다.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출전 기회도 얻었다. 스티브 쿠퍼 감독 지휘 아래 노츠 카운티전, 발렌시아전, 리즈 유나이티드전, PSV 아인트호벤전, 스타드 렌전에 출전했다. 교체와 선발, 원톱과 쓰리톱을 오가며 쿠퍼 감독 눈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노츠 카운티전에서 골맛도 봤고 꾸준히 기회를 받은 만큼 기대감이 고조됐다. EPL 개막 이후에도 경기 명단에 포함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적시장 막판에 디보크 오리기가 임대를 오는 등 경쟁자가 합류하면서 황의조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브레넌 존슨이 토트넘 훗스퍼로 갔어도 황의조 자리는 없었다.
노리치를 선택한 이유다. 노리치는 EPL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을 오가는 클럽이다. 가장 최근 EPL 무대에 있었던 시즌은 2021-22시즌이다. 당시 모하메드 살라와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손흥민에게 시즌 마지막 최종전에서 연거푸 실점을 내주기도 했다. 강등 이후 승격에 도전했지만 무기력했다. 지난 시즌 13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은 승격을 노린다.
황의조 경쟁자는 누가 있을까. 일단 올여름 5년 동안 노리치 최전방을 책임지던 테무 푸키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로 갔다. 핀란드 간판 공격수 푸키는 2018-19시즌 챔피언십에서 29골을 뽑아내며 노리치를 승격시켰다. EPL에서도 11골을 기록하면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노리치가 강등을 당한 뒤에도 의리를 지켰다. 26골을 올리면서 다시 노리치를 끌어올렸고 승격 후에 또 11골에 성공하면서 활약을 했지만 노리치는 또 강등이 됐다. 지난 시즌 푸키는 10골 7도움을 올려 여전한 능력을 보여줬으나 작별을 고했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새 둥지를 틀었다.
푸키 빈자리는 조쉬 사전트가 채웠다. 사전트는 미국 공격수로 베르더 브레멘에서 성장한 뒤 노리치로 왔다. 노리치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으면서 능력을 키웠고 푸키가 빠진 틈을 타 최전방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13골을 기록하면서 푸키보다 많은 리그 득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엔 4경기 3골이라는 인상적인 득점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애슐리 반스도 있다. 반스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한다. 번리에서 미친 피지컬을 앞세운 고공 폭격으로 존재감을 보였고 번리의 돌풍을 이끌었다. 오랜 기간 번리 공격을 책임지던 반스는 뱅상 콤파니 감독이 온 뒤에 기회를 못 받자 올여름 노리치행을 선택했다. 사전트와 같이 공격을 구성하면서 4경기 2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팀 내 득점 1위인 조나단 로우도 있고 가브리엘 사라, 크리스티안 파스나츠와 같은 공격수들도 있는데 직접적으로 최전방에서 경쟁하는 건 사전트와 반스로 보인다. 늦게 합류한 만큼 사전트, 반스와 견줄 정도의 경쟁력이 있다는 걸 다비드 바그너 감독에게 보여줘야 한다. 바그너 감독은 허더즈필드를 이끌고 잉글랜드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인 감독으로 유명하다.
허더즈필드를 떠난 후에 샬케, 영 보이즈를 거쳐 노리치에 부임했다. 샬케에서 그야말로 대실패를 겪었고 영 보이즈에서도 확실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 중도에 딘 스미스 감독 대신 노리치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 시즌이 첫 풀시즌이다. 강력한 압박축구를 기조로 내세우는 바그너 감독은 초반 순항하고 있다. 4경기를 치러 3승 1무를 거뒀고 13골을 뽑아내는 득점력을 선보였다.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를 맞이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조슈아 서전트가 부상으로 이탈해 또 다른 옵션을 갖고 싶었다. 해결책을 찾아 구단 모두가 기쁘다. 황의조는 클럽과 국가대표 모두 최고 수준에 달하는 경험을 지녔다. 우리는 황의조에게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하길 고대하고 있다"라며 기쁜 마음으로 황의조를 반겼다.
한편 황의조는 "매우 기쁘다. 최대한 팀을 돕고 싶다. 빨리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바그너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고 좋은 소식을 들었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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