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자회견] "사실 기분 별로 좋지 않아"...슈퍼매치 승리에도 미소 아낀 김진규 감독대행, 이유는?
[인터풋볼=하근수 기자(수원)] 김진규 감독대행은 슈퍼매치 승리에도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후반전 상대 압박에 밀렸던 부분에 대해 집중 보완할 계획이다.
FC서울은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3위로 도약했다.
김진규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서울은 3-4-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나상호, 일류첸코, 김경민이 쓰리톱을 형성했다. 중원은 김진야, 기성용, 팔로세비치, 고요한이 책임졌다. 수비는 김주성, 오스마르, 박수일이 구성했다. 골문은 최철원이 지켰다.
킥오프와 동시에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서울이었다. 전반 1분 박수일이 스로인을 내준 다음 다시 패스를 받았다. 침착하게 각도를 잡아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전달했다. 문전에서 기회를 노리던 일류첸코가 김주원과 경합 이후 넘어지면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은 리드와 함께 주도권을 쥐고 수원을 몰아쳤다.
후반전에 돌입한 수원도 반격에 나섰다. 카즈키, 뮬리치, 전진우가 차례로 투입되어 날카로운 장면이 훨씬 늘었다. 하지만 끝내 결실을 맺진 못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퇴장으로 인한 변수까지 발생했다. 결국 경기는 서울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이후 김진규 감독대행은 "너무 힘든 경기였다. 라이벌전답게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후반전에 이런(거친) 성향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선수들에게 라인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되지 않았다. 때문에 사실 경기가 끝나고도 기분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라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전반전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점 그리고 후반전 수원 반격에 다소 밀린 부분이 아쉬웠다. 김진규 감독대행은 "공격적으로 나올 거라 예상했다. 상황을 지켜보며 속도가 장점인 윌리안이나 (한) 승규를 넣으면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골을 넣을 찬스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해 힘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팀으로 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경기 중에도 이슈가 있었고 팬들 사이에서 환자도 발생해 마음이 아팠다. 하프타임 동안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던 건 '우리를 응원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아프신 거다'고 이야기했다. 끝까지 잘 지켜 승리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빨리 쾌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늘 경기 서울과 수원 사이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초반 기싸움이었던 것 같다. 김주성 선수 같은 경우에도 그런(거친) 플레이를 즐기지 않는데 상대와 강하게 부딪혔다.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상대가 들어오는 상황이 많아 뒷공간을 내주지 않으려고 라인을 내린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수정하지 못하면 더 이상 좋은 팀이 될 수 없다. 2주 동안 이 부분을 보완해서 남은 시즌을 준비하도록 하겠다"라며 보완점에 대해 짚었다.
경기 시작에 앞서 '3명의 김진규가 필요하다'라며 싸움꾼을 바랐던 김진규 감독대행. 그는 "전반전에는 고요한을 비롯해 몇몇 보였는데, 후반전에는 꼬랑지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조금 더 강하게 훈련을 시켜야 할 것 같다"라고 웃으며 답변했다.
일류첸코가 다시 골망을 갈랐다. 최근 눈에 띄게 결정력이 올라온 모습. 김진규 감독대행은 "일류첸코와 미팅할 때 너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축구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일류첸코에게 사이드로 빠지라고 하면 불만이 있을 것이다. 최대한 박스 안에서 볼이 왔을 때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는데 잘 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선발 선수로 복귀한 서울 레전드 고요한에 대해선 "최고 좋은 선수다. 부상 때문에 공백기가 있었지만 전반전 동안 모든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치켜세웠다.
선방쇼를 선보인 최철원도 빼놓을 수 없다. 김진규 감독대행은 "(최) 철원이는 골키퍼 코치도 계속 칭찬한다. 훈련에서부터 집중했기 때문에 오늘처럼 큰 경기에서도 선방이 나오는 것 같다. 지금처럼 묵묵히 할 일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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