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위기론‘ 진통 겪는 국힘…“공천싸움 시작됐다” [정치에 속지 않기]
이 사무총장이 발언은 인천 지역 중진인 윤상현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의원은 지난 9일 SNS에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고,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위기론과 함께 지도부를 비판했던 윤 의원은 이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당이라는 배가 좌초된다면 가장 먼저 죽는 사람은 영남권, 강원도 의원들이 아니다. 저 같은 수도권 의원”이라며 “(이철규) 사무총장이 당에 대한 우려를 배를 침몰시킨 행위로 비유하지 않았나. 그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지역구로 둔 이 사무총장을 비롯해 울산 남을(김기현 대표), 대구 달서을(윤재옥 원내대표), 경남 진주갑(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인사들이 수도권이 아닌 영남과 강원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수도권 위기론’을 자꾸 거론하는 자체가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실질적인 데이터와 관계 없이 말도 안 되는 위기론을 불러일으키면 오히려 지지층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하는 것 윤 의원에 그치지 않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1일 SNS에 “별다른 준비도 없이 인재 고갈이 된 수도권 대책은 있나. 대통령 지지율에만 기대어 편승하려고 하는 것은 선거 대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10일 라디오 방송에서 “수도권 위기뿐만 아니라 총선 자체가 위기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못 넘어간다. 30% 초반대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수도권은 거의 몰살”이라고 말했다.
보수 인재풀이 제한적이고 총선에 내세울 인물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수도권 위기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인지도가 있고 국회의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들이 작년 지방선거 때 지자체장으로 대거 당선되거나 공공기관장으로 갔는 점을 지적하며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을 기준으로 현재 수도권 의석은 모두 121석(서울 49·경기 59·인천 13)이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결과는 민주당 103석(서울 41·경기 51·인천 11),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16석(서울 8·경기 7·인천 1), 정의당 1석, 무소속 1석이다.
여권에서는 수도권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와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 2030세대에 맞는 인물들을 공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와 이른바 친이준석 정치인들이 공천과 관련해 “누구는 배제하고 누구는 안 되고 이런 얘기를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23일 라디오 반송에서 “말은 수도권 위기론으로 포장이 됐지만 사실은 공천 갈등, 공천 싸움이 시작된 거라고 봐야 한다”면서 이철규 사무총장의 ‘승선 불가’ 발언을 두고는 “공천 협박을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바뀔 여지가 있는데 이쪽 국민의힘은 대통령이라는 권력이 (막강하다)”며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돈 봉투 논란’·‘코인 논란’이 정리돼 총선에 치게 되면 국민의힘에 최대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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