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교사 보호하라" "포기하지 않는다" 국회 앞 20만 교사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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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49재를 이틀 앞두고 전현직 교사 20만 명이 검은 옷을 입고 국회 앞에 모였다.
스스로 생을 등진 동료 교사를 추모하며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진상 규명"과 "교사 보호"를 외쳤다.
생전 서이초 교사와 가깝게 지낸 동료 교사들은 단상에 올라 추모사를 낭독했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 49재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오후 4시 30분부터 국회 앞에서 대규모 추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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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이초 교사 49재 '긴장 고조'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49재를 이틀 앞두고 전현직 교사 20만 명이 검은 옷을 입고 국회 앞에 모였다. 스스로 생을 등진 동료 교사를 추모하며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진상 규명”과 “교사 보호”를 외쳤다.
전국 교사들은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국회대로 일대에서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를 열었다. 7월 서이초 교사가 숨진 뒤 일곱 번째 주말 집회다. 참석자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 이상으로, 전국 각지에서 전세버스 800여 대가 올라왔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 등 예비교사들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서울과 전북에서도 초등교사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라 분위기는 더 없이 침통했다.
생전 서이초 교사와 가깝게 지낸 동료 교사들은 단상에 올라 추모사를 낭독했다. 예전 학교에서 고인과 기간제 생활을 함께한 교사 A씨는 “이번 여름 방학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도, 다시는 볼 수도 없어 가슴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다른 동료 교사 B씨도 “고인은 퇴근 후 운동과 독서를 즐기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심지가 곧은 사람이었다. 미술에 재능이 있어 학습지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노란 바구니를 들고 교실로 향하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이초 교사와 대학교·대학원 동기라는 C씨는 “고인은 삶을 살아가는 것, 사랑을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고, 따뜻한 마음으로 온기를 전해주던 사람이었다.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무엇이 정의인지 가르쳐줄 수가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거리에 앉아 발언을 듣고 있던 참석자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벼랑끝에 내몰린 교사들을 보호하라”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집회 참석자들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한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 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서적 학대 행위가 무분별하게 적용돼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학생은 책임과 배려, 절제를 배우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는 즉시 교실에서 배제되고 수사 중 직위해제된다”며 “교사 스스로 진실을 소명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도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이날 교사들은 △학생·학부모·교육당국의 의무와 책무성 강화 △즉시 분리된 학생의 교육권 보장 위한 현실적 방안 마련 △전국적으로 통일된 민원 처리 시스템 개설 △학교폭력 개념 재정의 △교육에 대한 교사의 권리 보장 △모든 교육 관련 법안·정책 추진 전 과정에 교사 참여 등 8가지 제안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사의 연대에 대해 교육청과 교육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 49재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오후 4시 30분부터 국회 앞에서 대규모 추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교사들 사이에선 연가, 병가, 재량휴업을 통해 우회 파업을 하자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당일 임시휴업을 계획한 학교도 30여 곳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같은 교사들의 움직임을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교사들이 휴가를 쓰면 징계하겠다”고 밝혀 양측 간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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