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생 노시환 30호 홈런 선착…한화 8연패 탈출, LG 마무리 고우석 난조로 연승 마감 (종합)

신원철 기자 2023. 9. 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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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노시환이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이진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노시환이 누구보다 빠르게 30홈런 고지에 밟았다. 이글스 프랜차이즈 역사에 이름을 올리는 홈런은 팀의 연패 탈출로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한화는 지난달 19일부터 이어진 8연패에서 벗어났다. 시즌 성적은 43승 6무 61패로 승률 0.413이 됐다. kt-키움 경기 결과에 따라 하루 만에 다시 9위가 될 수도 있다. LG는 2연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67승 2무 42패로 승률 0.615가 됐다.

#2일 선발 라인업

한화 정은원(2루수)-이진영(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김태연(1루수)-최인호(좌익수)-장진혁(중견수)-박상언(포수)-이도윤(유격수), 선발투수 리카르도 산체스

최원호 감독은 8연패 기간 팀 타율이 0.160으로 떨어져 있는 점에 대해 "전체적으로 타격 컨디션이 다 떨어져 있다. 어떻게 해야할까 얘기하다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말이 나왔다. 그게 수비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타격감이 그나마 좋은 선수를 안 쓸 수는 없으니, 컨디션이 보통은 되는 선수들을 라인업에 넣었다. 사실 채은성 노시환도 감이 좋지는 않은데 뺄 수가 없는 상황이다. 타격감이 비슷하다면 수비가 나은 선수들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LG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 선발투수 김윤식

LG는 올해 선발 라인업을 가장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팀이다. 3경기 연속 같은 타순, 같은 포지션이다. 선발 김윤식은 6월 8일 이후 86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은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선다. 윤식이가 잘해야 한다. '키'다. 김윤식이 잘해주면 플럿코 부상 생각이 안 날 거다"라고 밝혔다.

#2일 1군 등록 말소

LG 투수 이우찬 등록 / 한화 없음

▲ 한화 이글스 노시환 ⓒ 곽혜미 기자

한화는 1회초 2사 후 노시환의 초대형 2루타로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좌익수 문성주와 중견수 박해민이 낙구지점 근처까지 따라갔지만 낮경기가 낯선 탓인지 공을 놓쳤다. 채은성이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신민재가 수비 위치를 살짝 옮겨 안타를 땅볼로 바꿔놨다.

대신 2회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김태연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최인호의 3루수 땅볼 때 2루로 진루했다. 1사 2루에서 장진혁의 타구가 2루수 신민재의 글러브에 맞고 외야로 천천히 흘러나갔다. 김태연이 3루를 지나 홈을 밟았다.

타선이 집단 슬럼프 조짐을 보이는 한화는 주루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그러나 3회까지 두 차례 2루 도루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2회 선제 적시타를 친 장진혁이 박상언 타석에서 2루를 훔치다 잡혔다. 3회에는 선두타자 이도윤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너무 늦었다. 두 번째 도루 실패로 추가점 기회가 사라졌다. 공교롭게도 이도윤이 도루 실패로 아웃당한 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은원의 안타가 나왔다.

LG는 지난 6월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산체스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다. 8회까지 단 2안타에 그쳤는데, 이는 산체스가 '프로야구 선수'가 된 뒤 1경기 최다 이닝 신기록이었다. 석 달을 보내고 다시 만났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LG는 1회 선두타자 홍창기의 중전안타 출루에도 2번타자 신민재의 희생번트 실패로 기회를 놓쳤다. 3회에는 홍창기와 신민재의 연속 안타로 2사 2, 3루 기회가 왔지만 김현수가 1루수 땅볼에 그쳤다.

▲ 한화 이글스 리카르도 산체스 ⓒ한화 이글스

#노시환 30홈런 선착

한화는 2회 선취점 뒤로도 꾸준히 선두타자를 내보냈으나 추가점에 애를 먹고 있었다. 3회에는 이도윤이 무사 1루에서 도루에 실패했고, 4회에는 채은성의 볼넷 뒤 김태연의 3루수 병살타가 나왔다. 점수 1-0이 계속되던 가운데 6회 분위기를 가져오는 장타가 터졌다. 홈런 1위 노시환이 또 한번 존재감을 보였다.

노시환은 지난달 19일 kt전 이후 8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하며 데뷔 첫 30홈런 고지에 도달했다. 6회 무사 1루에서 LG 두 번째 투수 유영찬의 직구를 좌중간 관중석으로 날렸다.

타구 속도는 시속 167㎞, 추정 비거리는 121.4m였다. 노시환은 이 타구로 2018년 이성열(34개)와 제라드 호잉(30개) 이후 한화 선수로는 처음 30홈런을 달성했다. 프랜차이즈 역사를 통틀어서는 15번째, 10명째 기록이다.

더불어 유일하게 홈런이 없던 상대 LG를 상대로 아치를 그리며 올 시즌 전구단 상대 홈런까지 기록했다.

한화는 6회 노시환의 2점 홈런으로 3-0 리드를 잡았지만 마지막은 아쉬웠다. 채은성이 실책으로, 김태연이 야수선택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 기회가 왔는데 점수를 뽑지 못했다. 2사 1, 2루에서는 문현빈의 안타가 나왔지만 채은성이 홈을 밟기 전 김태연이 3루 앞에서 태그아웃됐다. LG의 침착한 대처가 빛난 장면이었다.

▲ 리카르도 산체스 ⓒ 한화 이글스

#LG 천적 등장, 산체스 LG전 14이닝 무실점

산체스는 3회 2사 후 김현수를 땅볼로 막은 뒤부터 6회가 끝날 때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로 기세를 올렸다. 3회까지는 투구 수가 59개로 이닝당 20개에 육박했는데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동안은 33개만 던졌다. 그러면서도 탈삼진은 4개를 추가했다. 4회 1사 후 문보경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에는 박동원과 박해민을 상대로 탈삼진을 기록했고, 6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에게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산체스는 6이닝을 3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LG전 2경기 14이닝 5피안타 2볼넷 14탈삼진 무실점이다. 8회 동점이 되면서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산체스의 호투가 한화의 연패 탈출에 큰 힘이 된 것만큼은 분명했다.

LG 선발 김윤식은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윤식의 마지막 1군 등판은 지난 6월 8일 키움전이었다. 아담 플럿코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 선발로 1군에 복귀할 수 있었고 5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 이진영 ⓒ곽혜미 기자

#박해민 동점포, 이진영 카운터

한화의 낙승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같던 경기가 8회 갑자기 요동쳤다. 한화 세 번째 투수 장시환이 8회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문성주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다. 무사 1, 3루에서 박해민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기까지 했다. 초구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갔고 오른쪽 담장을 넘는 동점 홈런이 됐다.

한화는 여기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했다. 김범수가 올라와 추가실점 없이 3-3 동점에서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9회초 공격에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LG 마무리 고우석이 제구 난조로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원석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장진혁의 번트가 뜨면서 1사 1루가 됐다. 그래도 최재훈의 몸에 맞는 공 출루와 2사 후 정은원의 볼넷 출루로 주자를 꽉 채웠다. 여기서 이진영이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한화에 리드를 선물했다. 한화 마무리 박상원은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오지환을 유격수 병살타로, 대타 이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범수가 구원승을 올렸다.

▲ 최원호 감독 ⓒ곽혜미 기자

경기 후 최원호 감독은 "산체스가 아쉽게 개인 승리를 놓치긴 했지만 선발투수로서 호투해주며 승리에 발판을 놨다. 의미있는 30홈런을 달성한 노시환도 칭찬하고 싶다. 9회 만루에서 나온 이진영의 적시타가 역시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점을 허용한 뒤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시환은 "요즘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어깨가 열리고 좋은 타구가 안 나왔었다. 오늘은 투수 쪽으로 들어가면서 치려고 했는데 그게 잘 맞았다"며 "(동기인)허관회 선수가 '아홉수'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부터 의식한다는 얘기다. 차라리 친다고 생각하고 쳐보라고 했는데 그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며 웃었다.

결승타의 주인공 이진영은 "고우석 선수의 공이 직구도 변화구도 워낙 빨라 타이밍이 늦으면 못 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따로 변화구를 노리지는 않았고, 직구에 반응하다 나도 모르게 한손을 놓으며 타격했는데, 운 좋게 좋은 코스로 빠져나가 안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8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선수들은 응원해 준 팬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노시환은 "선취점 내주면 분위기가 쳐질 때도 많았다. 그래서 팬들께도 죄송했다. 연패 끊어서 다행이고 내일도 이기고 대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진영은 "연패 중이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많이 찾아와 응원해 주시는 팬들 덕분에 선수들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연패가 길었던만큼 다시 연승을 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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