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초등교사 사망에… 조희연 “악성민원 확인시 고발 조치”

김정화 기자 2023. 9. 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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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추모 발길 “그곳에선 행복하길”
군산서도 극단선택…휴대폰엔 유서
교원단체 “철저 수사, 진상 규명을”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숨진 교사 A씨의 추모공간에서 한 추모객이 헌화한 뒤 오열하고 있다. 지난 1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14년차 교사 A(38)씨가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서울 양천구의 S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으며, 전날까지 질병 휴직 중이었다. 2023.9.2

서울 양천구에서 또다른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 고양시 소재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정말 애석하고 비통하다”며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이 또 한 번 일어났고 마음이 무너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내 아파트에서 14년차 교사인 A(38)씨가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올해 6학년 담임을 맡았으며 사망 날까지 질병 휴직 중이었다. A씨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에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고 6학년 담임을 맡은 지난 3월부터 연가와 병가를 길게는 한 달 이상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중이다.

해당 학교에는 뒤늦게 소식을 전해들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수고하셨습니다, 그곳에선 행복하세요”, “철저한 진상규명” 등의 메시지를 써 학교 앞 담벼락에 남겼다.

조 교육감은 “어제 선생님의 빈소에 다녀왔고 유가족의 말씀을 들었다.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아픈 선택을 하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단호하고 엄정히 확인하겠다”며 “교육청은 고인의 동료 교사와 학교 관계자에게 얻을 수 있는 진술과 정보 등을 최대한 습득해 경찰서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교사 커뮤니티와 교원단체 등에서는 A씨가 평소 학부모 악성 민원 등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고인의 사망과 악성 민원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정문에 지난 31일 아파트서 추락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추모하는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다.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로 14년 차 교사인 A씨는 이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으며, 전날까지 질병 휴직 중이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23.9.1

앞서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교사의 49재인 4일을 앞두고 또 교사가 사망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긴급성명을 내고 “(A씨 학급에) 힘든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학부모 민원으로 매우 힘드셨다고 한다”며 “선생님 잘못이 아니다. 교육 현실과 교육 체제의 문제”라고 말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고인의 죽음을 우울증 등 개인사로 돌리는 것과 반대로 동료 교사 다수 증언에 따르면 아이들이 지도에 불응하거나 반항하는 경우가 있었고, 교사를 탓하는 학부모 민원까지 겹쳤다고 한다”며 “서이초에서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고인의 죽음을 개인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에 이어 전북 군산에서도 초등학교 교사가 추락해 숨지는 일이 벌어지자 경찰과 교육 당국은 사건의 배경을 확인 중이다. 1일 군산 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동백대교 아래 바다에서 30대 초등교사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 인근에 세워져 있던 차량에서 B 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는데, 배경 화면에는 자신을 자책하면서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내용의 유서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교육청은 B씨가 재직한 학교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는 동료, 학생과 관계가 원만했고 교육활동 중 어려움을 겪은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유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혹시 모를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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