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해야 하는데" 우려가 현실로…'야속한 비' 두산-롯데, 지옥의 '9연전' 치른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이 또다시 비로 인해 열리지 않게 됐다. 이틀 연속 비가 참으로 야속한 상황이다.
두산과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시즌 12차전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비'가 갈 길이 바쁜 이들의 앞을 제대로 막아섰다.
부산 지역에는 지난달 31일부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전날(1일) 두산과 롯데는 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의도치 않게 하루 휴식을 취하게 됐다. 현시점에서 우천 취소는 반가울 수 있지만, 마냥 좋게만 받아들이기는 힘든 상황이다. 잔여 경기 일정이 너무나도 빡빡한 탓이다.
KBO는 잔여 일정을 발표하면서 월요일 경기는 물론 더블헤더까지 편성하면서 어떻게든 10월 10일 내로 모든 일정을 마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나게 되면, 시즌 막바지 일정이 매우 빡빡해진다. 우천 취소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특히 두산과 롯데의 경우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9연전을 치르는 팀이 될 위기에 놓인 탓에 경기를 하기를 바랐다.
이날 부산 지역은 아침에는 날씨가 맑았으나, 오후 1시가 지난 뒤부터 갑작스럽게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종운 감독 대행은 2일 사직 두산전에 앞서 "비가 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순리대로 하는 것이다. 경기를 할 수 없는데 억지로 하나다는 선수들이 다칠 수도 있다. 때문에 섣불리 '해야 한다.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기가 힘들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지금의 비가 우리에게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경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는 이승엽 감독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령탑은 "큰일이 났다. 경기를 해야 하는데"라고 말 문을 연 뒤 "(경기가 취소되면) 다음주 월요일 경기를 치러야 한다. 월요일에 경기를 하게 되면 더블헤더를 포함해 다음주는 9연전이다. 선수들이 무척 힘들어진다"고 경기를 치렀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두산이 경기를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다음주 주중 3연전에서 KIA 타이거즈와 맞붙기 때문. 이날 경기가 취소될 경우 두산은 휴식일 없이 KIA를 상대해야 하는데, 선발 로테이션까지 꼬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쉬고 싶다고 쉬는 것도 아니지만, KIA와 맞대결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KIA와 3연전에서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는 등의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불펜만 놓고 본다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찬스다. 이승엽 감독은 "구원진이 조금 들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서 머리를 비우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시간은 되지 않겠나 싶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며 "우선은 경기를 한다고 생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 팀의 사령탑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사직구장에는 비가 끝내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고, KBO는 최대한으로 기다림을 가져간 끝에 어쩔 수 없이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다음주 월요일(4일)로 편성됐고, 두산과 롯데는 지옥의 9연전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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