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 다 넘어간다! '4757억 사나이' 저지, 810G 만에 통산 250홈런→PHI 전설 가볍게 제쳤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정말 '괴물'은 괴물인 듯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홈런 신기록을 세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또 한 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
저지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맞대결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6-2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저지는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 사례가 없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인 62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역사를 썼다. 62홈런은 한 시즌 아메리칸리그 신기록이었고, 메이저리그를 통틀어서도 '청정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이었다. 특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두고 펼친 활약이었던 만큼, 이 홈런은 저지의 몸값으로도 직결됐다.
저지는 2022시즌이 끝난 후 수많은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저지의 선택은 양키스 잔류였다. 저지는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 6000만 달러(약 475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고, '레전드' 데릭 지터에 이어 양키스의 '캡틴'까지 맡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저지의 활약세는 올 시즌 초반에도 대단했다. 저지는 지난 시즌의 기세를 이어받아 올해도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를 달리는 등 2년 연속 MVP와 홈런왕 타이틀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를 겪었으니. LA 다저스와 맞대결에서 우측 펜스에 부딪히면서까지 J.D. 마르티네즈가 친 홈런성 타구를 잡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발가락 부상을 당한 것.
저지는 불가피하게 오랜 공백기를 갖게 됐고, 메이저리그 홈런 1위 자리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게 내줬다. 이 때문에 '주포' 저지가 빠진 양키스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중. 지금의 흐름이라면 1990년 이후 무려 33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로 추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저지는 부상에서 돌아온 뒤 이전의 좋았던 타격감을 찾을 듯, 못 찾는 그림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가운데 한 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 저지는 팀이 5-2로 앞선 5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연봉 '4333만 달러(약 572억원)'의 사나이 저스틴 벌랜더의 초구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타구속도는 110.5마일(약 177.8km)로 타구가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저지의 시즌 30번째 홈런이자 개인 250번째 홈런 기록과도 연결됐다. 저지 이전에 최소 경기 250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것은 라이언 하워드(前 필라델피아 필리스, 통산 382홈런)의 855경기 250홈런. 하지만 저지가 810경기 만에 250번째 아치를 그리면서 하워드가 보유하고 있던 경기를 무려 45경기나 앞당기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최소 경기 250홈런을 기록한 사나이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저지는 부상 이전 3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 중이었는데, 복귀 이후 극심한 기복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워'는 여전한 모양새. 빅리그로 돌아온 뒤 무려 11개의 아치를 그렸다. 정교함은 아쉬운 모습이지만, 한 달에 가까운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홈런을 빠르게 쌓아나가고 있는 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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