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무덤에서 5이닝 쾌투 류현진, 현지 언론도 극찬…“7이닝 무실점 피칭과 맞먹어”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서 최소 실점으로 버텼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활약상을 높게 평가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호투했지만, 불펜 방화로 시즌 4승 수확에는 실패했다. 토론토는 경기 막바지 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13-9 승리를 거뒀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류현진이다. 쿠어스필드는 해발 1600m 고지대에 위치한 탓에 공기 밀도나 낮다. 때문에 타구가 더 멀리 뻗어나가는 경향이 있다. 홈런과 장타가 많이 나오는 탓에 투수들이 고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류현진 역시 그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으로 총 6차례 쿠어스필드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26⅔이닝을 소화했고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의 성적표를 남겼다. 더구나 피홈런은 8개, 피장타율도 0.667을 기록했다. 류현진도 쿠어스필드 악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로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됐다. 홈런을 맞긴 했지만, 준수한 성적표를 남겼기 때문. 캐나다 현지 언론 ‘스포츠넷’도 경기를 마친 후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5이닝 동안 2실점을 했다. 이는 (다른 경기장에서) 7이닝 무실점과 맞먹는 투구 내용이다”며 류현진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류현진은 5회까지 총 투구수 76개를 기록했는데, 토론토 벤치는 6회 류현진을 이미 가르시아로 교체했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불펜 가동을 택했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은 계속 투구할 수 있었지만, 전날 휴식을 취했던 토론토는 불펜을 투입하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만큼 류현진의 투구 내용이 뛰어났다. 1회는 컷패스트볼 제구가 완벽했다.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고, 에제키엘 토바와 엘리아스 디아스에게 연속 삼진을 뺏어냈다.
2회에는 수비 도움까지 받으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라이언 맥마흔을 내야 땅볼을 유도했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포구한 뒤 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찍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브랜든 로저스와 헌터 굿맨은 모두 3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닝을 마치는 데 단 6개 공만 필요했다.
3회는 홈런을 맞았다. 놀란 존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고, 엘로리스 몬테로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76.7마일짜리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몰린 탓이다. 이어 블랙몬에게 볼넷, 토바에게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디아즈를 투수 앞 땅볼, 맥마흔에게는 삼진을 솎아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도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1사 후 굿맨에게 중전 안타, 존스에게는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디아즈를 병살타 처리하며 마운드를 지켜냈다.
5회 역시 류현진은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브렌튼 도일을 유격수 땅볼, 블랙몬을 2루 땅볼, 토바까지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6회 토론토 타선이 5-2 역전을 이뤄냈고, 류현진은 이미 가르시아에게 공을 넘긴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불펜 방화로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가긴 했지만, 토론토는 타선의 힘을 앞세워 13-9로 이겼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뒤 복귀한 류현진은 6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이중 토론토는 5경기를 승리했다. ‘류현진 선발 등판=토론토 승리’ 공식은 여전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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