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라 할 때까지 하겠다”…회 먹방에 진심인 여권 인사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9. 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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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장어를 직접 손으로 잡아 보다 장어가 물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인천 중구의 횟집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오찬을 같이하며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며 국내 수산업계가 위축되자 국민의힘이 수산물 소비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횟집 방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여야의 충돌이 격화한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장외 집회, 단식 농성 등을 통해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걸 “국민 불안을 부추겨 수산업계를 위기로 내모는 행위”로 규정하자. 여론전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6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수산시장을 방문해 수산물을 먹고 있다. [사진 = 국민의힘]
지난 6월 15일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횟집을 찾아 당 지도부와 기념 만찬을 가졌고다. 같은 달 23일 윤 원내대표도 원내대표단을 이끌고 서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내 횟집을 방문해 식사를 했다.

국민의힘은 수산업계 방문에 그치지 않고 추석 명절 선물로 수산물을 선택해달라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첫 스타트를 끊은 이는 윤 원내대표다.

그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추석 명절 농수축산물 소비 장려 캠페인’ 게시물을 올리며 “안전이 입증됐음에도 괴담과 선동으로 인해 수산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여전하다. 추석의 풍성함, 우리 농수축산물로 함께 하자”고 당부하며, ‘추석 선물은 우리 농수축산물로’라고 쓰인 피켓을 든 사진도 첨부했다.

이후 약 20명의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고 캠페인을 추석 연휴 전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오늘(29일) 오후 연찬회를 마친 뒤 인천 중구의 한 수산물 전문식당에서 오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1927년 경성수산(현 노량진 수산시장)이 개장한 이래 현직 대통령으로선 첫 방문이었다.

우럭탕, 전어구이, 꽃게찜 등 메뉴로 점심 식사를 한 윤 대통령은 우럭탕 한 그릇을 다 비우고 국물도 추가해 먹었다. 우럭, 꽃게, 전어 등도 직접 구매했다.

대통령실도 거들었다. 대통령실은 지난주 서울 용산 청사 구내식당에서 일주일 내내 조림, 회, 튀김 등 조리 방식을 바꿔가며 수산물 메뉴를 선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28일 서울시의사회 대표단,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의 횟집에서 간담회를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이 삼중수소 축적 등 수산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 연안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들었고, 어려운 수산업계를 위해 안심하고 수산물을 소비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위원들이 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고른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여당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 [사진 = 연합뉴스]
비공개 간담회나 사적 모임을 할 때도 수산물을 파는 음식점을 이용하는 고위 공무원도 늘고 있지만, 오염수에 대한 국민적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조사해 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쿠시마 방류로 해양·수산물 오염이 걱정된다’는 답변이 75%에 달했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만 놓고 볼 때도 ‘걱정된다’는 비율이 각각 46%와 58%였다.

수산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수산업계는 ‘오염수’ 대신 ‘처리수’로 용어를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권택준 전국상인연합회 부산지회장은 1일 국회에서 개최된 국민의힘과의 ‘수산물 소비 촉진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 나와 “서민들이 오염수라는 말을 들으면 전통시장에 오질 않는다”며 “우리가 말 한마디라도, 오염수라는 말보다 처리수라고 썼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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