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떠나라!"…악명 높은 '공공의 적' 심판이 또 사고쳤다…'강철 멘탈' 류현진은 극복했고 플렉센은 무너졌다
[OSEN=조형래 기자] 오심이 나올 수도 있지만 모두 치명적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악명이 높은 ‘공공의 적’ 심판이 양 팀의 선발 투수들을 흔들어놓았다. 그래도 류현진(토론토)은 극복했고 상대 선발 투수였던, KBO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크리스 플렉센(콜로라도)은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76개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 요건은 불펜 난조에 물건너 갔지만 타선이 뒤늦게 폭발하면서 팀은 13-9로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이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았다. 2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류현진은 3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놀란 존스에게 커터를 던지다가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첫 피안타. 그리고 엘리후리스 몬테로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4구 째 76.7마일 체인지업이 가운데 코스로 몰리면서 통타를 당했다. 쿠어스필드에서 피홈런 9개째. 타구속도 95.5마일(153.7km), 비거리 374피트(114미터)의 타구였다.
일단 피홈런 이후 브렌트 도일은 3루수 땅볼로 유도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찰리 블랙몬 상대로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을 허용했고 애재카앨 토바에게 초구 87.8마일 포심을 던지다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렇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서 추가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엘리아스 디아즈를 상대로 바깥쪽 커터를 던져 투수 땅볼을 유도해 아웃시켰다. 주자들의 진루를 억제했다. 2사 2,3루에서 만난 라이언 맥마혼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67.1마일 커브를 던져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문제는 4회. 류현진은 이날 4회 어처구니 없는 볼판정을 받고 흔들릴 뻔 했고 자칫 와르르 무너질 뻔 했다. 4회말 선두타자 로저스 역시도 커터를 던져서 6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1사 후 굿맨을 상대로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커터를 던지다 중전 안타를 맞았다.
놀란 존스와의 승부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판정이 나왔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88.8마일 포심이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 존에 꽂혔다. 게임데이 상에서도 명백한 스트라이크였다.
하지만 앙헬 에르난데스 주심은 이를 볼로 판정했다. 오심으로 악명이 높았던 심판이었고 류현진에게도 불이익을 줬다. 결국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래도 류현진은 평정심을 찾았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87.5마일 포심을 던져서 2루수 병살타로 솎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류현진은 5회까지 버티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에르난데스 주심의 악행을 이겨냈다. 그러나 결국 에르난데스 주심이 가져오려고 했던 경기의 지배권은 플렉센에게서 가져왔다. 플렉센 상대로도 류현진만큼 황당한 오심을 범했다. 2-2 동점이던 6회초, 플렉센은 1사 후 브랜든 벨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대니 잰슨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사실 풀카운트까지 가지 않아도 될 승부였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 째 바깥쪽으로 던진 커터가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로 봐야 할 공이었다. 그런데 에르난데스 주심은 이 공을 볼로 판정했다. 플렉센으로서는 당연히 억울할 만 했다. 결국 풀카운트까지 이어졌고 이후 91마일 포심을 던지다 좌월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승리 요건을 안겨주는 반가운 투런포였지만 플렉센 입장에서는 오심으로 빚어진 최악의 결과였다. 결국 플렉센은 6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5⅔이닝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올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방출된 이후 뉴욕 메츠를 거쳐서 콜로라도에 둥지를 튼 플렉센 입장에서는 한 경기, 공 하나가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에르난데스 주심의 판정 하나에 좌절해야 했다.
에르난데스 주심의 과거 전력은 화려하다. 이미 오심으로 악명이 높았다. 1993년 데뷔한 베테랑 심판이지만 수많은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 2017년 당시 베테랑 내야수였던 이안 킨슬러가 볼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고 이후 “야구계를 떠나야 한다. 에르난데스 심판은 직업을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경기를 바꿔놓고 있기에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한다. 야구를 망치는 일은 멈춰야 한다”라면서 격양된 어조로 날선 비판을 했다.
킨슬러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현장의 지도자, 선수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많았다. 야구계 안팎에서 에르난데스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지난 2019년 월드시리즈에서도 오심 논란으로 ‘악명’을 떨쳤다. 은퇴 이후 ESPN 방송에 출연한 C.C. 사바시아는 “최악의 심판이고 끔찍하다. 플레이오프에 나설 자격이 없다. 어떻게 이런 중요한 경기 심판을 보는지 놀랍다”라며 에르난데스를 맹비난한 바 있다.
류현진의 토론토 입장에서는 승리했기에 다행이었지만 콜로라도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 했다. 차이라면 류현진은 오심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로 이겨냈고 플렉센은 흔들렸다는 점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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