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녀의 취미생활’ 김혜나 “멋진 언니 혜정 만나 행복했죠”
“스킨스쿠버 탱고 볼링 등 취미 부자, 연기에 도움”
서미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그녀의 취미생활’(감독 하명미)은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여성 정인(정이서 분)과 도시에서 이사 온 뭐든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여성 혜정(김혜나 분)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혜나는 출연 계기를 묻자 “우연히 하게 됐다. 하명미 감독이 제 연락처를 찾다가 없으니까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이 왔더라. 보통은 제가 DM을 잘 읽지 않는데, 우연히 며칠 전에 온 글을 보게 됐고 연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제안받고 여자들이 끌고 가는 영화라 좋았는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됐다. 제가 그동안 혜정이 같은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다. 저는 늘 정인이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강한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고민했다. 그런데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 거야. 나도 멋진 언니를 해보자’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는 항상 당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연기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멋진 언니를 연기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속이 시원하던걸요. 혜정이를 연기하는 게 행복했어요. 답답한 것도 없고 밤에 잠도 잘 오더라고요. 실제 성격도 정인이보단 혜정이랑 비슷해요. 할 말은 하는 편이고요. 다만 혜정이는 자신이랑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바로 툭 던진다면 저는 먼저 이야기를 해서 풀어보려고 하죠.”
그는 “촬영까지 너무 촉박했다. 그래서 대본과 원작을 보며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평소의 혜정이라면 어떻게 이야기할지, 어떻게 행동할지를 계속 생각하며 만들어갔다. 직설적인 혜정이를 표현하는 게 어렵더라. 센 언니인데, 어떻게 하면 멋진 센 언니를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함께 작업한 후배 정이서에 대한 애정과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정이서는 극 중 정인이를 맡아 몰입감 높은 연기력을 뽐낸다.
그는 정이서에 대해 “눈이 정말 예쁘다. 반짝반짝하다. 생각보다 밝고 귀여운데,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은 혜정이와 정인이로 살았다. 둘이 이렇게 하자고 말한 적은 없는데, 전 이서를 믿었고 이서도 절 믿어준 것 같다. 이서가 어떻게 노력했는지 직접 보지 못했지만, 같이 연기하면서 혼자 얼마나 노력해서 정인이를 만들었는지 느껴지니까 예쁠 수밖에 없다. 리허설할 때도 어떻게 할지 정하고 바로 슛을 들어가는데 서로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했는데 너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김혜나는 약 5년 전 서울을 떠나 강원도 주문진으로 향했다. 바다 근처에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취미생활’과 달리 그곳에서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꿈이기도 했고 저희 직업이 선택받고 작품 활동하는 건데 가끔은 작품이 없을 때도 있지 않나. 그럴 땐 옆에 친구들과 비교하게 되고 나만 도태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느 날 숨이 안 쉬어지더라. 그래서 바다로 가게 됐다. 예전엔 늘 초조하고 불안하고 날이 서 있었는데 이제는 쉴 땐 쉬고 집중할 땐 집중해서 일하게 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실제로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증도 있는 실력자인 그는 “수중 촬영할 때도 도움을 줬다”며 “제가 물속에서 해저 케이블도 깔 수 있고 용접도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건축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좌절됐는데, 몇 년 전 산업잠수과를 졸업했다. 처음엔 다니다 안되면 자퇴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떤 일이든 꽂히면 최선을 다하는 ‘취미 부자’인 김혜나는 스킨스쿠버뿐만 아니라 탱고, 서핑, 요가, 볼링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는 “바쁠 땐 바쁜데 쉴 때는 시간이 많다. 어떻게 지낼지 고민했는데 이것저것 배우다보니 취미 부자가 됐다. 몸치였는데 탱고도 몇 년 배워서 크리스마스 공연도 하고 볼링도 2년 정도 했다. 요가는 10년 정도 했다. 배우로 다양한 취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그게 연기에 도움이 될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요가학원’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것도 감독님이 우연히 제가 다니는 학원에 왔다가 절 캐스팅한 거다. 취미가 일로 된 경험이 많다. 캘리그라피를 배웠는데, 영화 ‘아일랜드’에 제가 쓴 글씨가 나온다. 지금은 요트 자격증을 따려고 노력 중이다. 잘 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01년 영화 ‘꽃섬’으로 데뷔 후 김혜나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어느새 23년 차 배우가 된 그는 “시간이 정말 순삭됐다. 저는 작품으로 연도를 기억한다. 그렇게 저의 시간도 흘러왔다. 40대 중반이 됐는데 제 나이에 맞는 옷들을 입고 캐릭터를 연기하며 나이 들고 싶다. 주름이 생기고 할머리가 돼서도 연기하고 싶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에서 김영옥 선배와 함께 촬영했는데 정말 존경스러웠다. 선배가 주인공이라 회차가 많았는데 피곤하다는 말을 한번도 안하시더라. 선배님처럼 멋진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저희 영화가 공개됐어요. 영화 공부를 하는 고등학생 친구가 너무 좋았다고 편지를 써서 줬는데 감동적이었죠. 저희 영화 서포터즈 이름 ‘취미러’도 그 친구가 지어줬더라고요. 친한 감독님도 영화를 2번이나 봤는데, 한번 더 보니까 더 많은 게 보인다고 해줬어요. ‘그녀의 취미생활’이 큰 영화는 아니지만 아스팔트에 핀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4주차에도 잘 버티길 바라죠.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연인’ 오늘(2일) 파트1 종영…남궁민, 안은진 위해 산 꽃신 불태운다
- 방탄소년단 정국, 美 MTV VMA ‘송 오브 서머’ 부문 2년 연속 노미네이트
- 음레협 “피프티 사건, 국내 음악산업 전체 저해하는 행위”
- ‘나 혼자 산다’ 김대호, 울릉도 캠핑 제대로 터졌다…최고 11.2%
- ‘애프터시그널’ 신민규♥유이수·한겨레♥김지영 현실 커플 발전
- 하이브 넥스트 걸그룹 아일릿 데뷔 멤버 확정
- 유재석, 9월 예능방송인 브랜드평판 1위
- 윤박♥김수빈, 오늘(2일) 결혼
- [인터뷰] ‘무빙’ 김도훈 “父 김성균, 같이 연기해 영광이란 말에 울컥”
- “꿈이 이루어진 순간”... 김대호, 울릉도 야영장 캠핑→바다 수영까지 (‘나혼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