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문 열리자 ‘180㎝ 거구’ 그놈 탔다…‘의왕 무차별 폭행’ 피해女, 현장 영상 공개

경기 의왕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강간상해 사건.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가해자. [SBS보도화면 캡쳐]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7월 경기도 의왕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는 2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여성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고 나섰다.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1일 SBS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20대 A씨는 “가해자가 엄벌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고 또 (이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사건 당시 엘리베이터 내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보도된 영상은 엘리베이터 안 CCTV 촬영분이다. A씨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아파트 12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후드티에 운동화를 신은 가해 남성 B씨가 탑승해 10층 버튼을 누른다. 이후 B씨는 문이 닫히자마자 돌변해 안쪽에 서있던 A씨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며 폭행한다. A씨가 필사적으로 저항해 보지만 180㎝가 넘는 거구의 B씨에겐 역부족이다.

10층에서 문이 열리자 B씨는 A씨를 끌고 나간다. A씨를 끌고 나온 B씨는 복도에서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A씨의 비명을 듣고 나온 주민들에 의해 제지됐다. 두 사람은 같은 동에 사는 이웃이었지만 평소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SBS보도화면]

이날 사건으로 A씨는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A씨는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A씨는 “(지금도) 남자랑 둘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숨 막히고 긴장된다”며 “이겨내려고는 하는데 힘들다”고 매체에 토로했다.

그는 “아마 그날 누군가가 제 목소리를 듣고 나와주지 않았으면 저도 죽었을 것”이라며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사회)안전망과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건 선고 형량이 낮아서라며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가해 남성 B씨는 강간상해 혐의에 더해 경찰서 보호소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돼 오는 2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엘리베이터에 여성이 혼자 타고 있으면 범행을 저지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시인했다. B씨는 청소년 시절에도 강간미수 혐의로 한 차례 처벌받은 이력이 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