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친구 시진핑 만날 것”... 한미일 공조 맞서 북중러 연대 가속
한미일 3국이 최근 정상회담을 하는 등 공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북한도 이에 맞서 정상들끼리 친밀감을 과시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며, 조만간 직접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새로운 학기가 시작한 이날 공개 수업 행사에 참석해 “곧 우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이라며 인도주의적 관계 발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시 주석)는 나를 친구라고 부르는데, 그는 러-중 관계의 많은 발전을 이끈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친구라고 부른다는 것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고위급을 포함한 각급 러시아-중국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해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마지막으로 정상회담을 한 것은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때다. 푸틴 대통령이 중국으로 가서 시 주석을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가 마지막이었다.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로 해외 여행에 제약을 받아온 푸틴 대통령은 체포영장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질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문제 때문에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국) 정상회의에도 불참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 예고는 지난달 한미일 3국이 정상회담을 여는 등 중·러 양국을 겨냥하는 공조가 가속화되자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중국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도 “중요한 이웃”이라며 가까운 관계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31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북한과 상호 존중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다양한 수준에서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은 이 지역에서 우리의 매우 중요한 이웃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하는 등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이 사실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서한 교환에 대해선 별도로 확인을 하진 않았지만, 긴밀한 교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같은 북중러 공조는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열린 6.25전쟁 정전 70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전승절’ 행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옆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훙중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했다. 북한이 팬데믹 이래 꽁꽁 닫아뒀던 국경을 처음으로 단체 외빈에 개방했고, 전승절 행사에 10년 만에 외국 대표단을 초청한 데 이어 3국 대표가 나란히 앉아 전승절 행사를 관람하며 연대를 과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북중러 3국 정상회담의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는데, 만약 성사될 경우 김정은에게는 첫 다자 외교무대에 서는 일이 될 수 있다. 또 한미일 공조에 대응하는 김정은·시진핑·푸틴의 연대가 최고조를 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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